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7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따라 과감한 보상을 약속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지 이틀 만으로, 한미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이 시작된 데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해 보인다. 북한은 ‘담대한 구상’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해 세부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6월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두 달여 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따지면 네 번째다. 올 들어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족집게식’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 큰 위협이 된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담대한 구상’으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윤 대통령의 생각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을 밝힌 뒤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으로 북한이 반발성 도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훈련은 2017년 이후 축소 혹은 중단됐던 한미 간의 야외 실기동 연합훈련이 5년 만에 정상화됐다는 의미가 있다.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은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모두 중단됐다.
한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9시 국가안보실 간부들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합참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회의 참석자들은 UFS 연합연습을 앞두고 위기관리 연습이 시행 중임을 감안해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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