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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용따라 차이 커…자금이동 많지 않을듯

[베일 벗은 예대금리차]

시중·지방銀 비교 애당초 무리

당국 기대 달리 효과 미미할듯

은행들 수신금리 경쟁 심화땐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수도

지방·인터넷銀선 상품개편 조짐





은행권의 거센 반발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예대금리차공시제가 22일 첫발을 뗐다. 예상대로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들이 드러낸 이자 장사의 민낯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예대금리차 공시는) 시장의 힘으로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을 도입한 목적이 은행들 망신 주기로 변질돼 ‘예금금리 인상,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포용적 금융에 힘써온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힌 뒤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상품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북은행은 가계대출 금리가 9.46%에 달해 비교적 높은 저축성 수신금리(3.13%)에도 가계예대금리차가 6.33%포인트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역시 가계대출 금리가 6.60%로 저축성 수신금리(1.00%)보다 월등히 높아 5.60%포인트의 가계예대금리차를 기록했다. 이들 은행 외에도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은 예대금리차가 모두 1%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수도권에 사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똑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터넷전문은행은 전통 은행과 완전히 다른 문법에서 출발했다. 예컨대 토스뱅크는 전통적인 예적금이 아니라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연 2% 금리의 수시 입출금 통장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생 은행으로서 현재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로 구성된 여신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상황도 평균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사이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가계예대금리차가 1.04%포인트에 불과한 하나은행은 “금융 소비자의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결과”라고 자축한 반면 신한은행은 “고금리인 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서민 지원 대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보니 예대금리차가 많이 나 보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줄 세우기가 행여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줄이고 고신용자만 가려 받는 영업 행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소비자들에게 대출 상품의 선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상보다 은행별 예대금리차가 크지 않은 데다 개별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개인 상황이나 은행의 신용등급 평가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소비자들에게 (공시는) 특정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상만 줄 뿐 금융 당국의 기대처럼 예금과 대출의 이동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여신금리 인상으로 되돌아오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올랐는데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을 종용한 당정의 주문에 등 떠밀린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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