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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비켜"…면세업계, 가격 인하로 고객 사로 잡는다

13년 만에 환율 1340원 돌파

백화점 가격보다 비싼 역전 현상

페이백·적립금 확대 등 가격 보상

역직구몰로 해외 관광객 수요 흡수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사진제공=연합뉴스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가 실적이 회복되기도 전에 고환율로 고민에 빠졌다. 한국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가운데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자 소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면세점들은 페이백, 적립금 등으로 환율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9원 내린 1331.3원에 마감했다. 원 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상승세를 보였다.

원 달러 환율은 최근 13년 4개월 만에 1340원 대를 웃돌았다.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졌고, 하반기에도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모처럼 여행객 증가 특수를 누리려던 면세점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 재화를 매매하는 면세점은 달러 값 변화가 실시간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면세점 운영의 상당 부분을 내국인 이용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강 달러’는 면세점의 매력을 더욱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일부 면세점에서는 제품 가격이 백화점이나 온라인 몰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이 한류스타 이준호와 에스파를 새로운 모델로 공개하며 글로벌 마케팅에 나선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모델로 선정된 가수 겸 배우 이준호/사진 제공=롯데면세점


이에 면세점들은 페이백이나 적립금 확대 등으로 할인으로 ‘체감 가격 인하’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환율 보상 이벤트’를 통해 체감 물가 떨어뜨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매장 기준 환율이 1250원~1300원일 경우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276만원을, 1300원을 넘어설 때는 최대 286만원 상당의 LDF PAY를 제공한다.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는 기준 환율이 1250원 이상일 때는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715달러를 돌려 준다.

신세계(004170)면세점은 명동점과 부산점에서 최대 292만원까지 썸머니로 페이백 해주는 환율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환율이 1300원을 초과하면 300달러부터 최대 10000달러까지 구매 금액에 따라 기본 증정 2만~92만원에 환율 보상 8만~110만원 등 최대 292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069960)면세점도 결제 금액에 따라 페이백 혜택을 제공하는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에서 제휴카드로 1만 달러 이상 결제할 경우 최대 231만원의 페이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통 큰’ 혜택을 통해서도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5월 여행과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은 내국인 고객을 위한 여행 멤버십 서비스 '클럽트래블'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클럽트래블은 면세점 쇼핑·여행·문화생활 할인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클럽트래블 가입시 현대백화점면세점 온·오프라인 멤버십 등급 업그레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제휴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유료 멤버십 ‘신라앤(SHILLA &)’을 도입해 큰 관심을 끌었다. 가입비 30만원을 내면 38만원 상당의 면세점 포인트를 비롯해 인천·제주 공항 면세품 우선 인도 서비스, 신라호텔 객실 할인 등이 가능하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200명 한정으로 회원을 모집했는데 이틀 만에 마감됐다”며 “향후 고객 만족도 및 구매 데이타 분석을 바탕으로, 뷰티와 골프 등 라이프 스타일 특화 멤버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직원이 물류센터에서 역직구 상품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면세점


특히 면세점들은 역직구몰을 통해서 해외 관광객 잡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면세품 온라인 해외 판매를 허용하면서 중국 해외 직구 소비자들을 겨냥한 해외 판로를 마련한 것.

신라면세점은 면세 업계 처음으로 중국 물류 플랫폼이자 알리바바 자회사인 '차이냐오'와 손잡고 중국 직구족 잡기에 나섰다.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한이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중국 시장을 겨냥한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국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위주로 300여 종의 상품을 준비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역직구 전문몰을 개장하고 중문몰과 자사 앱에 ‘역직구관’을 열어 K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중화권에서 인기 있는 한국 브랜드 제품 3000여 개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역직구 쇼핑몰인 ‘에이치글로벌몰’을 열어 설화수, 정관장 등 중화권 고객에 인기 있는 국내 브랜드 200여 개를 선별해 1만5000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역직구몰 확대 및 현지 고객 맞춤 전략으로 해외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도 검토 중”이라며 “향후 역직구몰 내 입점 브랜드 및 상품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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