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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치킨집 사장님 울리는 bhc '튀김유 폭리'에 공정위 칼 뺐다

타사보다 60%비싼 튀김유 강제

"시중 튀김유와 품질 차이 없어

가맹사업법상 예외 해당 안돼"

치킨값 중 본사 지불액 50% 넘어

30%대 이익률에 원가구조 살필듯

bhc 뿌링클 치킨. 사진 제공=bhc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가맹점에 타사 대비 최대 60% 비싼 튀김유 구매를 강제해 폭리를 취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bhc는 2020년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 대비 약 5배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공정위가 가뜩이나 높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원가 구조를 손보기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최근 bhc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가맹 본부인 bhc가 가맹점에 타사 대비 33~60% 이상 비싼 가격으로 튀김유(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구매를 강제해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참여연대 등은 6월 “bhc의 해바라기유 구매 강제는 가맹사업법상 ‘구속조건부 거래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데다 가맹사업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고 이익 제공을 강요한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bhc를 신고했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 상품 또는 용역의 동일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가맹사업자에게 ‘필수 품목’ 구매를 강제할 수 있다. bhc는 자사 해바라기유의 비타민E 함유량과 단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반면 포화지방산의 함량은 낮고 산화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가맹점에 구매를 강제하고 있다. 신고인 측에 따르면 bhc는 가맹점의 사입(私入)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내용증명을 보내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bhc 가맹계약서에는 가맹점이 가맹본부로부터 이러한 내용증명을 2번 이상 받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전월 매출액의 20%를 가맹본부에 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bhc 해바라기유와 시중 튀김유 간에는 품질 차이가 없지만 bhc가 높은 가격에 구매를 강제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신고인 측의 주장이다. 신고인 측은 성분·영양학적 차원에서 bhc 해바라기유와 시중에 판매되는 튀김유의 품질상 차이는 물론 가격 차이를 발생시킬 만한 요소도 없다는 전문가의 사실확인서를 발급받아 공정위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hc 해바라기유의 1㎏당 공급가는 6050원으로 신고 시점 기준 대상 청정원(3636원)보다 60%, 삼양사(4533원)보다 33% 비쌌다.

bhc는 지난달까지도 수차례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인상했다. bhc 해바라기유의 가맹점 공급가(15㎏ 기준)는 지난해 10월 6만 8130원에서 7만 4880원으로 9.9%, 12월 8만 2500원으로 10.2% 올랐고 올 7월에는 13만 2750원으로 61%나 폭등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bhc는 공급가를 소폭 조정했지만 인상률은 40%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반적인 식용유 가격이 오르기는 했으나 교촌치킨(14%), BBQ(33%) 등과 비교하면 높은 인상률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높은 원부자재 공급가는 치킨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된다. bhc는 지난해 12월 약 50가지 필수 원부자재 가격을 최대 14.5% 인상하는 동시에 치킨 값도 1000~2000원 올렸다. 당시 bhc는 “각종 비용 부담으로 가맹점 운영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치킨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치킨 1마리를 팔 때 가맹본부에 지불해야 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치킨 값이 1000~2000원 올라봤자 ‘남는 게 없다’고 호소한다. 결국 높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가져가는 비용 구조를 손봐야 하는 셈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치킨 1마리 가격인 1만 8000원 중 닭고기, 오일, 튀김반죽·소스, 포장박스 부자재 등 가맹본부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만 1만 원으로 약 55%를 차지한다.

특히 bhc가 타사 대비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의심을 받는다. bhc의 영업이익률은 32.4%(2020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기준)로 매출 1위인 교촌치킨(6.5%)의 5배 수준이었다. BBQ 영업이익률 15.8%와 비교해도 높다. 반면 bhc의 가맹점별 평균 매출액은 5억 2104만 원으로 교촌치킨(7억 4500만 원), BBQ(5억 9456만 원) 대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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