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레미콘업체들이 내달 10일 조업중단(셧다운)에 들어간다. 시멘트 회사에 일방적인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2일 중소레미콘업체 연합회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른 이날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조업 중단 일정을 10월 10일로 결정했다. 9월 시멘트 인상분이 반영된 세금계산서를 10월에 받게되는 데 이 시점까지 시멘트 업체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 협동조합은 앞으로 시멘트 회사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취합해 관련 기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희가 조업중단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시멘트 회사로부터 수 많은 회유와 협박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9월 인상분이 반영되는 세금 계산서를 10월에 받게 될 것이고 이 시기를 감안해 10월 10일로 조업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를 비롯해 한일시멘트, 한라시멘트, 성신양회 등 시멘트 기업들이 지난 1일부터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지난달 전국 900여 곳의 레미콘업체들은 규탄대회를 열고 인상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멘트 기업들은 레미콘업체들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묵묵부답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탄 대회 이후에도 역시 시멘트 기업들은 저희의 원가공개 요구를 비롯해 인상철회 요구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삼표시멘트(11.7%)와 한일시멘트(15%), 한라시멘트(14.5%), 성신양회(13.5%) 등은 이달 출하 분부터 시멘트 가격을 지난 1일부터 인상했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1t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5.1% 인상한 뒤 올해 초에도 약 15% 가량을 올렸다. 이달부터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시멘트 가격은 1t당 10만원을 넘기게 된다. 시멘트 업계는 “1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을 비롯해 전력비, 물류비, 환경부담금, 인건비 등 원가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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