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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반 시게루 “재해로 집 잃은 사람 돕는 것, 건축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

'프리츠커상' 반 시게루 교수

20여년간 세계 곳곳 이재민 찾아

버려지는 종이 튜브로 쉼터 조성

미래 위한 지속가능한 건축 강조

1~3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건축사대회 2일차에 재난 건축의 대가 반 시게루 게이오대 교수가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건축사협회




“멋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을 때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입니다. 현지의 환경에 맞는 자재, 지역의 기후, 경제 조건, 종교 등 그들의 생활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건축 프로젝트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2일 제주 서귀포시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건축사대회에서 반 시게루 교수는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친 뒤 서울경제와 만나 그만의 건축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재난 현장을 누비며 이재민 보호시설 설계의 대가로 알려진 반 교수는 현재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파키스탄 홍수로 인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해외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가 재해 건축가로 거듭난 것은 1994년 르완다 내전 당시 학살을 피해 수용소로 대피한 사람들을 위해 자체 연구한 종이 튜브를 이용한 보호소를 짓기 시작하면서다.

그는 1995년 일본 고베, 1999년 터키, 2010년 아이티, 2011년 후쿠시마 등 20여년간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이재민들을 위한 쉼터를 지었다.



그는 “프랑스 건축사 알바 알토의 전시회장 업무를 맡으면서 종이 튜브가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고 여겼다”며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한정된 자원과 환경을 파괴하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건축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어 “피해 복구를 위해 저렴하면서도 빠른 적용이 가능한 자재를 찾다 보니 종이 건축을 선택하게 됐다”며 “여기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구조 설계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종이 건축이 대중들에게 생소하다 보니 어려움도 겪는다고 토로했다. 반 교수는 “매번 종이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관련 허가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를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인도주의적 공헌을 인정 받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그를 포함해 현재까지 일본은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8명 배출했다. 아직까지 한국은 수상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반 교수는 “특권층을 위한 건축이 아닌 재해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건축에 경험과 지식을 쓰고 싶다는 일념으로 20여년 동안 세계 곳곳에 종이를 이용한 난민 거주지를 지어왔다”며 “특권층과 상업적인 건물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이 발생하면 도시 재건이 이슈가 되고 그에 따라 빈곤한 이들은 오갈 데가 없다”며 “이들이 좀 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와 같은 일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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