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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통계조사의 미래

한훈 통계청장

한훈 통계청장




매년 9월 1일은 통계의 날이다. 1896년 9월 1일 국내 최초로 근대적인 통계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한 ‘호구조사규칙’이 제정·공표된 것을 기념하고 통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1995년에 제정됐다.

호구조사의 호(戶)는 주택, 구(口)는 인구를 의미함으로 호구조사는 ‘인구주택조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호구통계를 작성한 기록은 통일신라시대부터 나오는데 기존의 호구조사가 조세·징병 목적으로 실시됐다면 이때부터는 통계 목적으로 매년 호구조사를 실시하도록 해 근대 통계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통계청장으로 부임한 후 국가 통계 작성의 최일선인 통계조사 현장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공직 입문 후 30년 넘게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하며 수많은 통계 자료를 활용해온 만큼 통계에는 익숙하지만 직접 확인한 통계조사 현장은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개인정보 보호, 기업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 강화 및 1인 가구와 가구 구조의 변화 등으로 통계조사 환경이 계속 나빠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 기피 풍조는 현장 조사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 회복을 한다고 해도 지난 몇 년간의 변화가 너무나 커 방문 설득과 유대 관계 형성으로 통계조사를 하던 시기로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면 조사 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방법을 찾는 것이 절실해졌다.

달리 생각해 보면 변화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람 간의 관계 형성이 대면 만남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장됐고 SNS는 여가·쇼핑·금융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통계에도 대면 조사와 더불어 비대면 조사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통계청은 2015년부터 사업체 통계에 비대면 조사 방식을 도입한 바 있는데 이를 발전시켜 올 상반기에는 집중형 비대면 조사팀을 신설해 사업체 통계조사를 비대면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비대면 조사 방식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행정 자료의 활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최대한 행정 자료를 활용해 국민의 응답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일자리 행정 통계를 비롯해 12종의 행정 통계를 개발했고 향후 행정 통계의 활용을 더 늘릴 예정이다.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전통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 조사 방식과 행정 자료로는 작성이 어려운 통계도 있다. 이달에 조사해 다음 달에 결과를 내는 고용·물가 등이 대표적이다. 고용 관련 행정 자료를 활용해 한 달 이내에 통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물가 역시 시장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격을 조사하는 데는 현장 조사만한 것이 없다.

통계는 각종 의사 결정을 합리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공적 자원으로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긴 시간 동안 해 왔다.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국가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돕기 위한 통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조사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통계를 제공하고자 조사 현장을 발로 뛰는 통계 조사원들의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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