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은도 "8월 경상적자 가능성"…외환 수급·국가 신인도 악영향

■'쌍둥이 적자' 공포 확산

수출 둔화로 무역적자 늘어나는데

상품·서비스·본원소득수지도 뚝

韓 대외 건전성 신뢰 악화 우려

고환율 부추기고 금융시장 줄타격

원자재도 불안…올 경상흑자 '빨간불'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내는 동안 정부나 시장에서는 경상수지가 여전히 흑자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경상수지는 상품 수지에 운송·여행 등 서비스수지와 배당·이자 등 본원소득수지까지 합친 개념이다.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이익을 포괄적으로 볼 수 있는 경상수지가 흑자인 만큼 무역수지가 적자여도 대외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였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이를 구성하는 상품수지가 관세청에서 발표하는 무역수지와 달리 흑자를 내왔기 때문이다. 수출입 차액을 보여준다는 개념은 같지만 무역수지는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고 상품수지는 소유권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돼 중계무역이나 가공무역까지 포함한다. 특히 상품수지는 운임·보험료 등을 반영해 조정하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에도 상품수지는 흑자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출마저 꺾이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상품수지는 물론이고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놓이게 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상품수지는 11억 8000만 달러 적자로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7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6억 2000만 달러 감소한 10억 9000만 달러로 간신히 흑자를 지켰다. 서비스수지가 3억 4000만 달러, 본원소득수지가 22억 7000만 달러 흑자를 낸 영향이다.

그러나 한은은 8월 무역수지 적자가 94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8월 상품수지는 물론이고 경상수지도 적자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매년 일시적 적자가 발생하는 4월을 제외하면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8월 무역수지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적자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는데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본원소득수지나 서비스수지도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무역적자의 대부분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인데 디스플레이·선박·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둔화, 해외 생산 확대 등 구조적인 요인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본원소득수지나 서비스수지마저도 개선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 7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5억 8000만 달러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마저 축소되면 흑자 폭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수지는 대규모 적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방역 조치 완화로 그동안 막혔던 미국·유럽 등 해외 여행길이 뚫리면 여행수지가 다시 만성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50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대폭 줄여 잡았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수록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먼저 글로벌 강달러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더욱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된다. 한은은 이미 무역적자를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외환보유액 확충에도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주식 등 각종 가격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엇보다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내국인 해외투자 등으로 이미 외환 수급에는 문제가 생긴 상태다. 7월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외환 수급이 좋지 않은 데다 우리 경상수지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대외 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 외환 부문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경상수지는 지난해 기저 효과까지 감안하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경기가 점차 둔화되면서 대외 여건조차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상수지가 줄어들면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나 금융·통화 당국이 시장과의 소통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