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을 보면 자본시장과 부의 흐름이 보인다”
지난 달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머니트렌드 2022’에서는 자산관리 관점에서 미술품이 중요한 이유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아트 투자에 대한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초의 민간 미술전문 교육기관인 에이트인스티튜트를 설립한 박혜경 대표는 ‘머니트렌드 2022’에서 ‘아트 투자 트렌드’ 강연을 통해 지금이 미술투자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강조했다.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 15년간 거래총액 4000억원 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호황세가 펼쳐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집계한 지난해 미술시장 거래 총액은 약 9200억원이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5300억원 매출을 넘어서며 연간 거래액 1조원 시대를 그리는 중이다. 게다가 9월 2일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하는 세계 정상급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미술 장터인 ‘키아프 서울’까지 앞두고 세계 미술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자산관리 관점에서 미술품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미술품의 경우 예술품 중 유일하게 사고 팔 수 있고, 소유가 가능하다. 아울러 대를 이어 자산의 이전이 가능하며, 장기 관점에서 자산 가치의 보전 기능도 있다. 박 대표는 “미술품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하나”라며 “미술품 가격은 경제 사이클이나 부의 흐림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 미술시장은 수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미술 투자 트렌드를 살펴보면 요즘은 동시대 미술에 더 높은 값이 매겨지고 있고, 회화(페인팅)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150억원에 육박하는 작품(김환기 작가의 ‘우주’)이 탄생하는 등 미술 경매 및 작가 배출 측면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 앞으로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 제 1호 미술 경매사’로 유명하다. 역사를 전공하고 대기업의 마케터로 일하던 그는 우연히 사보 인터뷰를 본 갤러리 관계자의 러브콜을 받아 인생 항로를 바꿨다. 1997년에 국내 최초의 홈쇼핑 미술품 판매로 ‘몸풀기’에 성공했고, 1998년 첫 경매를 시작한 서울옥션의 경매사로 활동하며 미술시장의 중흥기를 열었다. 2007년 당시 역대 최고가 기록이며, 이후로도 8년간 1위를 지킨 박수근의 ‘빨래터’를 45억 2000만원에 낙찰시켰다.
미술품 컬렉션과 투자 교육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2010년에 에이트인스티튜트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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