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인 이본 쉬나르(83·사진) 회장 일가가 소유권을 환경 단체와 비영리 재단에 넘겼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 시간) 쉬나르 회장 부부와 40대의 두 자녀가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를 위해 지난달 지분 이전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으로 쉬나르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매년 1억 달러(약 1390억 원)에 이르는 파타고니아 수익도 전액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된다.
쉬나르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소수의 부자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난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돈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르 회장은 요세미티국립공원 암벽 등반의 1세대로 불렸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며 개당 5센트의 찌그러진 고양이 사료용 통조림을 먹는 가난한 생활이 이어졌지만 직접 제작한 등반 장비가 암벽 등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기도 했다. 1960년대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던 쉬나르 회장은 제대 후 ‘쉬나르장비’라는 회사를 설립해 등산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제품에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사용했고 하청 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또한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출의 1%를 기부했다.
경쟁사보다 원가가 높은 만큼 소비자가격도 높았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어났다. 그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지만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고수한다. 낡은 옷을 입고 미국에서 저가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루를 직접 운전한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쉬나르 회장은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 이상적인 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나는 기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고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며 “이제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향후 50년간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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