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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에 찾아온 슬럼프, 새로운 도전으로 이겨내다보니 ‘N잡러’돼”

■ ‘시니어 N잡러’ 한덕환 씨

30여년 간 직장생활 후 은퇴

인생 2막엔 좋아하는 일만 하기로 결심

딸들의 조언으로 ‘브런치 작가’ 시작

글쓰기 소재 고갈 극복 위해 유튜버·재취업 결심

사진=한덕환




“인생 2막엔 좋아하는 일을 하라.”

은퇴 후 자신만의 삶을 그려나가며 그 누구보다 인생 2막을 활짝 연 중장년들을 인터뷰하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은퇴 후 브런치 작가와 유튜버, 청년일자리 멘토로 활동하며 자타공인 ‘N잡러’의 삶을 사는 한덕환 씨도 같은 말을 했다. 한 씨는 “준비없이 맞이한 은퇴 후 삶이 마치 안개가 낀듯했지만, 딸들의 조언으로 시작한 브런치 작가 활동으로 인생 2막이 조금씩 달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생 2막에도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인생 1막을 살아내며 아스팔트처럼 평탄한 삶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 번째 삶에 찾아온 슬럼프는 한 씨에게 끝나지 않는 터널같았다. 그는 그럴때마다 인생 2막엔 좋아하는 일만 하기로 결심했던 것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리고 또다른 좋아하는 일을 하며 슬럼프를 이겨내려 했고 그렇게 ‘N잡러’의 삶이 시작됐다. 그는 “글 쓰기 소재 고갈이 가져온 슬럼프가 만들어낸 나비효과”라며 웃어보였다.

한 씨는 이제 인생 두 번째 삶의 또 한번의 진화를 꿈꾼다. 내년 초 책을 출간하며 출판작가로 데뷔해 작가 강사로 활동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 활동을 통해 전국을 다니며 명소를 촬영해 유뷰트에 올려 유튜버 활동도 더 왕성하게 하려 한다.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기업에서 30년간 근무한 뒤 은퇴한 평범한 대한민국 신중년 중 한 사람인 한덕환입니다. 특징이라면 좀 심한 딸 바보 아빠라는 것입니다(웃음).”

- 자기소개에 ‘딸바보’라는 말을 하는 분이 많지 않은데, 인상적이다. 얼마나 심한 딸바보이기에 특징이라고 표현하나.

“18년 동안 두 딸의 통학을 도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딸과 말이 통하는 아빠가 돼있더라.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되니 이제는 그 딸들의 관리를 받고 있는 관리대상 아빠가 됐다(웃음). 처음에는 그 관리를 받는 게 어색했다. 그런데 시간이 나를 딸들의 관리를 편안해하고 든든해하게 만들어주더라.”

- 최근 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 선생님을 처음 봤다. 비교적 큰 세미나에 강연자로 데뷔한 소감을 듣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하기위해 큰 장소에서 청중앞에 선다는 것은 더없는 영광이었다. 그 자리에 서면서 스스로 ‘솔직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나의 이야기이니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아니까, 금까지 해왔던 대로 전하자고 마음먹으니 처음 서는 자리였는데도 크게 긴장되지 않았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 지금 ‘N잡러’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30년의 인생 1막을 마지고 인생 2막을 시작한 지금 나의 현직은 세 가지다. ‘투빈대디’라는 작가명의 브런치작가이자, ‘혼자걷다보면’이란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구로구청 청년일자리 멘토가 바로 그것이다.”

-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N잡러’가 됐는지 말해 줄 수 있나.

“솔직히 내가 ‘N잡러’로 불려도 되는지 맞는지 모르겠다(웃음). 굳이 따지자면 ‘N잡러’보다는 ‘N부캐(부캐릭터)’소유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브런치 작가는 딸들의 권유로 시작됐다. 딸들이 청소년기를 겪어내면서 나와 나눴던 대화가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하루는 자기들에게 해줬던 조언들을 글로 써 청년세대에게 공유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더라. 며칠간의 짧은 고민 끝에 브런치작가에 등록해 활동했다. 그렇게 첫 번째 브런치 작품인 ‘나는 두 딸의 인턴이 되고 싶다’가 시작됐다.”

- 글을 쓰는 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닌데, 어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웃음). 브런치 작품이 30여편이 될 때까지는 작업이 순조로웠다. 그 이후 소재가 고갈되더니 글이 써지질 않았다. 글쓰기에 깊은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때 내가 한 시도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글 소재를 찾아가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시작하는 일이었다.”

- 글 소재를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사실 소재를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 고민을 참 많이했다. 그러다 찾은 결론이 청년을 직접 만나는 일이나 직업을 쫓아가보자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을 만나 대화하고 멘토링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곳에 재취업을 해야 겠더라. 재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고 관련해 다양한 준비를 했다. 1년간 수십통의 입사지원서를 썼는데 내게 돌아온 면접 기회는 단 두 번이었다. 그것마저 최종 불합격됐다. 그때 은퇴 후 재취업이 쉽지 않음을 절감했다. 재취업 실패에 대한 슬럼프와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은 대안이 유튜버 크리에이터 활동이다.”

사진=한덕환


- 그렇게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건가.

“맞다. 사실 여기에도 딸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글 쓰기 소재 고갈과 재취업 실패로 힘들어하자, 혼자 고민하지 말고 나와 같은 세대가 함께 모여 고민하는 곳을 찾아보는 건 어떠냐고 딸이 조언해주더라. 그렇게 서울시 50플러스재단과 인연이 시작됐다. 여기에서 유튜브 제작을 위한 기초과정과 중급과정을 동시에 신청해 수강했다. 그 교육과정을 마친 후 일단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유튜버 활동을 시작해 2년간 지속해오고 있다.”



- 도전에 실패했던 재취업은 어떻게 했나.

“새로운 도전을 하며 지내다보니 재취업 도전에도 새로운 계기를 만났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해 ‘굿잡5060’이라는 신중년 역량 강화 과정을 알게 돼 지원하게 됐고, 선정돼 두달간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 ‘굿잡5060’의 교육이 재취업에 도움이 됐나고 생각하나.

“맞다. 그 과정은 실전레슨과 같았다. 그 교육을 받으면서 재취업 취준생인 내가 완전히 다른 취준생으로 바뀌었다(웃음).”

- 그 과정을 이수한 후 재취업에 도전한건가.

“그렇다. 재취업에 도전한 지 한달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렇게 나의 인생 2막의 새로운 직업생활이 시작됐다. ‘서울시 뉴딜일자리 매니저’로서 구청에서 ‘청년일자리 멘토’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청년을 만나는 일과 전혀 다른 조직에서의 새로운 생활은 글 소재를 찾도록 도와줬다. 그 결과 30여 편에서 멈춰있던 나의 브런치 작품이 벌써 90편에 달한다.”

- 이야기를 들으니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실패를 할 때마다 주저 앉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해 이겨내는 듯하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나.

“두번째 인생이라 가능한 것 같다(웃음). 인생 2막의 첫 번째 위기였던 글쓰기 소재 고갈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인생 2막,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하나의 어려움을 겪으면 내가 좋아하는 다른 일을 하며 그 위기나 어려움을 이겨냈다. 지금 이렇게 돌아보니 글쓰기의 어려움이 가져다준 나비효과가 꽤 큰 것 같다(웃음). 역시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 많은 중장년이 은퇴 후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멈춰서 있다. 그런 분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누구나 전성기라 말할 수 있는 인생 1막의 커튼이 내려지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앞길이 안개길이다. 은퇴 후 방향을 잡지 못해 제 자리에 서 있다면 먼저 자신의 부캐를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진=한덕환


- 중장년들에게 ‘부캐’ 만드는 법에 대한 조언을 더 해 달라.

“내가 정한 부캐를 정할 때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 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인생 1막에 해보지 못한 일이면 더 좋다. 그 일이 열심히 활동하면 ‘수익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더 잘하면 직업으로 진화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 실제 해보니 잘하면 프로가 될 수 있는 부캐가 세상에 많더라. 또한, 글쓰기처럼 부캐 활동의 결과물을 축적하다 보면 하나의 새로운 가치로 진화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여기에 혼자할 수 있을 것, 비용 부담이 적을 것, 나이에 무관할 것, 건강에 도움이 될 것 등의 조건이 더 있다.”

- 먼저 다양한 부캐를 가져본 사람으로써 부캐를 갖는 다는 건 어떤 건가.

“한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하나가 아니지 않나. 그러니 부캐도 하나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 2막에 좋아하는 것을 쫓다보면 여러개의 부캐가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같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내가 또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있더라.”

- 지금 새롭게 관심 갖거나 새로 시작한 일이 있나.

“내년 초를 목표로 종이책 출판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브런치에 쌓아놓은 글 중 일부를 포함하고 새로운 글을 보태 수필집을 내려한다. 종이책 출판으로 진정한 작가가 되어보려 한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내년에는 진짜 작가가 되고, 청년 멘토 경험을 더 축적하려 한다. 그 다음 작가 강사로 활동하는게 목표다. 신중년인 내가 신중년들의 이야기와 고민을 주제로 신중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사람으로 활동하고 싶다. 만약 지방으로 강연을 가게 된다면, 그 지역의 좋은 곳을 담아 유튜브에 올릴려 한다. 그러면 나의 유튜브 활동도 진화하지 않겠나. 그렇게 진짜 작가이자, 프로 유튜버이면서 신중년의 고민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진짜 신중년 강연자가 되는게 나의 미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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