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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물가 잡기 전 금리인하 없다"…연내 1.25%P 추가인상 예고

[美 3연속 '자이언트 스텝']

■ 연준發 경기후퇴 우려 고조

고용·경기 둔화 필요성 거듭 강조

사실상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시사

연준 금리 전망치 4.4%까지 높여

실업률 4.4%·성장률 0.2% 전망

21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워싱턴에서 열린 9월 FOMC 기자회견에서 준비해온 원고를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통 없이 인플레이션을 뒤로 물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21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는 명확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100만 명 이상의 대량 실업자가 발생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이를 감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금리 상승,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 이 모든 것이 고통”이라며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물가가 계속 오르는 것보다는 덜 고통스럽다”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로 경기 연착륙에 대한 희망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사라졌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율 목표치인 2%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겠다”며 “물가가 본격적으로 완화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수요를 공급에 걸맞은 수준으로 줄여야 하고, 우리가 쓰는 방법은 경제를 둔화시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발언은 “금리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예고했던 지난달 연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 당시보다 한층 강경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과 연준이 사실상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삼이 고안한 일명 ‘삼의 법칙(Sahm Rule)’을 들어 연준이 제시한 경제 전망이 이미 경기 침체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의 법칙은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직전 연도 최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보는 이론이다. 연준이 제시한 내년 실업률 전망치(4.4%)는 올 7월(3.5%)에 비해 0.9%포인트나 높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실업률 전망은 대다수의 멤버들이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 자신도 ‘4.4%의 실업률이 130만 명의 실업을 유발하고 침체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에 대해 “추세보다 낮은 성장을 지속할 매우 높은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로 (낮춰) 잡은 것”이라며 “실업 증가는 필요한 부분이고 진짜 포인트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가격 안정은 기준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올리고 한동안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이 제시한 기준금리 전망치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 중위값을 4.4%로 봤다. 6월 전망치인 3.4%, 시장 예상 4.2%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 중위값은 4.6%에 이른다. 연준 선임자문위원인 엘런 미드 듀크대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연준이 5%를 전망치로 써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OMC에서 참가자 19명 중 6명은 실제로 기준금리 상단이 5%에 이르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파월 의장은 11월 회의에서도 0.75%포인트 인상이 연준의 기준선인지에 대한 질문에 “연말까지 125bp(1bp=0.01%포인트)를 인상해야 하며 100bp를 올리자는 내부 의견도 있다”며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면 신속히 하는 편이 낫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네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내년 전망치인 4.6%가 제약적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그 시점에는 실질 금리가 1% 정도 될 것”이라며 “가격 안정성을 달성하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이 생각만큼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 점도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지속될 것임을 뒷받침한다. 파월 의장은 “최근 3개월·6개월·12개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각각 4.8%, 4.5%, 4.8%로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2%)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공격적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히는 주거비 상승과 관련해 “주거비는 한동안 높을 것이고 주택 시장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균형 잡힌 시장으로 되돌리는 수정 작업을 해야만 한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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