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일터 일침] 미국서 불어온 ‘조용한 사직’ 열풍…‘번아웃 증후군’ 관리해야

■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직장인 70% 이상이 겪는 '번아웃 증후군'…질병으로 공식 인정

의욕저하·만성피로·무기력감 호소…불면·공황장애·신체통증도 동반

한의학에서는 피로해소·면역력 강화 위해 약침·공진단 등 처방하기도

직장생활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미지투데이




#오늘도 오후 10시가 넘어 퇴근한 박 대리(34). 지하철역에 내려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반복되는 야근으로 피로와 무기력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며 ‘번아웃’이 찾아온 것이다. 박 대리에겐 잠시 걸으며 생각을 환기할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에서의 인정과 성과 달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삶이라는 사실을 되새긴 박 대리. 일에 대한 부담과 욕심을 줄이며 업무를 대하는 자세를 조금씩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퇴근 이후 자신의 삶에 몰두하기로 한 박 대리는 회사와의 ‘거리두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열풍이 불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란 일보다 자신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실제 퇴사를 하진 않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며 회사와 거리를 두는 태도를 말한다. 지난 7월 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에 올라온 뒤 각종 SNS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한 조용한 사직 열풍은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 떠오르는 배경으로는 업무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회사 밖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자는 문화가 꼽힌다. 그만큼 높은 업무 성과를 쫓다 번아웃을 겪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직장인 7만2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판단해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을 새롭게 규정했다. 또한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으로 정의하면서 질병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오면 의욕과 성취감이 저하되고 만성피로와 극심한 무기력감이 나타난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좌절감, 공포감이 느껴지고 우울증과 불면증, 공황장애까지 유발할 수도 있다. 만성적으로 악화되면 두통과 요통, 관절통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생활을 관리해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고 증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으로 번아웃 증후군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허로란 '허(虛)하여 피로하다'는 의미로, 정신이 어두워지며 허리와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식은땀이 자주 나는 것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한의과에서는 피로도에 따라 산삼약침을 비롯한 약침 치료를, 의과에서는 필수 영양분을 공급하는 비타민 수액 등을 처방해 누적된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이와 함께 사향과 녹용, 당귀 등 한약재를 배합한 공진단 처방을 병행하면 원기 보호와 피로 및 스트레스 억제에 효과적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치료 뿐만 아니라 예방도 매우 중요하다. 퇴근 후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운동과 취미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여가시간을 갖도록 하자. 특히 간단한 운동은 퇴근 후 피로감을 풀어주고 체력 강화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분 아래 과도한 음주나 흡연을 일삼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조용한 사직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근원에는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다.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은 직장인들에게 숙명과도 같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직장인 스스로 관리하며 건강을 챙기도록 하자.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