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5곳 가운데 재건축 선도지구(시범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감면안은 서울의 고가 재건축 단지보다는 지방·1주택 장기거주자에 초점을 맞춰 감면 폭을 높일 전망이다. 산정기준과 운용방식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한국부동산원의 현행 조사·산정업무 가운데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공약파기 논란을 불러왔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에 대해 “정부로 인해 사업이 지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1기 신도시는 노태우 정부 당시 조성된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5곳으로 입주 30년을 넘겨 주택과 인프라 노후화를 개선하려는 재정비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돼 왔다. 국토부와 1기 신도시 지자체는 최근 간담회를 통해 재정비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하고 국토부가 정비기본방침을, 각 지자체가 정비기본계획을 ‘투트랙’으로 동시에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프로젝트의 속도를 내기 위해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마스터플랜 밑그림을 위해 5개 1기 신도시별로 마스터플래너(MP·총괄기획자) 제도를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임기 5년 내 1기 신도시의 도시 특성을 따져 재정비 시범지구 내지 선도지구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입주가 가장 빠른) 분당이 될 수도 있고, 일산·중동 등 지자체 여건에 따라 각각의 선도지구가 지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 임기내 ‘첫삽’(착공)은 뜰 수 없겠지만 ‘연필’(선도지구 지정)은 들겠다는 의미”라며 “그 연필을 과연 잡을 수 있을지는 지자체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발표가 예정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감면안은 적정 수준의 이익을 환수하는 선에서 지방 재건축 단지와 1주택 장기거주자 위주로 감면 혜택을 확대할 전망이다. 원 장관은 “일각에선 재건축 부담금을 폐지하자고도 하지만 과도한 개발이익에 대한 합리적인 환수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중저가 및 지방 재건축 단지, 1주택 장기 거주자에게는 대폭 감면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원 장관은 부담금 부과 시점을 추진위 승인 일자에서 조합설립인가 일자로 늦추는 방안은 시행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행 재건축 부담금 부과기간은 준공일자까지 최장 10년이다.
원 장관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해서 “현재 한국부동산원이 수행하는 조사·산정 업무를 지자체로 이양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내년까지 내놓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는 공동주택 공시가 오류를 지적하며 부동산원의 고유 업무인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기능을 지자체로 넘겨줄 것을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국토연구원을 통해 전반적인 공시가격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5월 용역 결과가 나온다. 원 장관은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지자체 권한 이양시 비용 증가 문제, 정확성과 균형성 문제 등도 있어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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