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 나설 덴마크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은 유니폼을 입는다.
덴마크의 유니폼 후원사 험멜은 28일(현지 시간) 새 유니폼 디자인을 공개했다. 홈 유니폼은 붉은색, 원정 유니폼은 흰색이며, 서드 유니폼은 검은색이다. 양쪽 가슴에는 험멜 로고와 덴마크축구협회의 엠블럼이 배치돼 있는데 모든 요소가 유니폼 주 색상과 같아 사실상 단색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험멜은 “우리는 덴마크 대표팀의 새 유니폼을 통해 이중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며 “덴마크 축구의 가장 위대한 성과인 199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1992·당시 덴마크 우승)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카타르와 그 인권 기록에 대한 항의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로고를 비롯해 모든 세부 사항을 축소한 이유”라며 “우리는 수천 명의 목숨을 잃게 한 대회에서 눈에 띄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검은색의 서드 유니폼에 대해서는 “검정은 애도의 색이다. 올해 월드컵에서 덴마크의 세 번째 셔츠에 어울리는 완벽한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험멜은 “덴마크 대표팀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회에 대한 지지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카타르의 인권 기록과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일한 이주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험멜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직위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덴마크축구협회와 강력하고 투명한 대화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3만 명의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진정한 헌신을 폄하하는 것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를 위한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환경 등으로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난해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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