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급락장에서 공매도 거래 대금이 전월 대비 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공매도 투자자의 집중 타깃이 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9조 8131억 원으로 8월(7조 6864억 원)보다 2조 1267억 원 늘어났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4907억 원으로 같은 기간 40%가량 증가했다.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가 이어지던 7∼8월에는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이 많아야 3000억∼4000억 원대를 유지했지만 9월 들어서는 △1일 6784억 원 △16일 6857억 원 △28일 6154억 원 등 세 차례나 6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의 9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 역시 1349억 원으로 전월 대비 8.8%가량 증가했다.
공매도 거래는 시총 상위 종목들에 집중됐다. 국내 증시 시총 1~3위인 삼성전자(5267억 원), LG에너지솔루션(5179억 원), SK하이닉스(3463억 원)가 차례로 공매도 거래 대금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9월 들어 주가가 각각 9.54%, 11.42%, 11.50% 빠진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고강도 긴축 우려가 높아진 데다 원·달러 환율도 1440원을 돌파하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가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중심으로 수급 부담이 커진 9월 한 달간 코스피는 12.81%, 코스닥은 16.65%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하락장에서 공매도 상위 종목에 대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조정을 보인 최근 1개월 동안 전체 시장 공매도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공매도 상위 종목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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