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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도박' 외상투자 하루 1000억 급증…증시 하락 추가 뇌관

총 3800억으로 올 1월이후 최고

반등 노리고 저가매수 몰렸지만

반대매매 위험 커지며 공포 확대





개인투자자들이 소위 외상으로 주식을 산 뒤 돈을 갚지 못해 발생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루에 1000억 원 가까이 급증했다. 주가지수가 급락하자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단타 저가 매수에 나섰다지만 강제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의 또 다른 하락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총 3802억 원으로 전일(2856억 원) 대비 33%(946억 원) 급증했다. 금액 자체로는 올해 1월 10일(4352억 원) 이후 가장 많다. 증가 폭 역시 1월 7일(1182억 원)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위탁 거래 미수금은 만기(3거래일)까지 미수금을 갚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미수 거래란 보유 주식과 증거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매수하는 레버리지 투자법이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다는 것은 신용거래 융자와 비슷하지만 미수 거래는 증거금 비율이 30% 전후로 낮은 편이다. 적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 만약 A 주식의 증거금률이 40%라면 미수를 활용해 100만 원어치의 주식을 40만 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 주가 상승기에는 적은 자금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미수 거래액 증가가 우려스러운 것은 반대매매 위험이 높아 시장에 공포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수 거래는 신용융자(180일)와 달리 상환 기한이 짧아 3거래일 안에 매도하거나 빌린 돈을 채워 넣지 못하면 4거래일 동시호가 때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하게 된다. 강제 반대매매에 몰린 금액이 일 기준으로 1월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주가가 급락하자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 개인들이 미수를 쓰며 공격적으로 주식 매집에 나섰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서 반대매매가 더욱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가가 급락하던 1월과 6월에도 고공 행진한 바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크게 늘었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달 27일 382억 원으로 6월 15일(315억 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매매가 늘면서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신용 잔액이 줄어든다. 지난달 29일 기준 17조 4711억 원으로 전일 대비 5000억 원가량 축소됐다. 6월 21조 원에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1월과 6월에도 반대매매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며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7%가량 하락했을 때 낙폭을 12% 수준으로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흥국 크레디트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여전해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낙폭 과대 접근 등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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