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동쪽 방향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약 4500km의 비행거리를 기록했다. 탐지된 제원으로 볼 때 탄종은 ‘화성-12형' 계열로 추정된다. 화성-12형이 맞다면 2017년부터 이번까지 총 8차례의 시험발사 끝에 사실상 최대 사거리를 달성하며 성능시험을 완료한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전력화 수순에 돌입할 지 주목된다.
합참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 문자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23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되어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비행거리는 4500여km, 고도는 970여km, 속도는 약 마하 17(음속의 약 17배)로 탐지하였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군 안팎에서 추정됐던 화성-12형의 제원은 사거리 4500~5000km, 최대 속도 마하 16~17의 IRBM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탐지된 제원은 추정됐던 화성-12형 성능의 완성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강도 일대에서 발사시 괌 미군기지를 타격하려면 약 3500km 정도의 비행거리만 달성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괌을 훨씬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의 비행거리 달성을 과시한 것은 자국의 IRBM 기술 수준이 완성단계임을 시사하며 한미를 압박할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화성-12형 시험발사를 단행한 것은 지난 5년여간 총 8차례였다. 2017년에 6차례, 올해 2차례 실시했다. 그중 2017년의 1~3차 시험발사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후 4차 시험발사에서 고도 2111.5km, 비행거리 787km를 달성했다고 주장했고, 5차 발사에선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 공해상까지 탄착시켰다. 2017년 9월 16일의 6차 시험발사에선 최대 고도 770여km, 비행거리 3700여km를 달성했으며 올해 1월 30일 발사 당시엔 비행거리 약 800km, 고도는 약 2000km였다.
한편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양측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임을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북한의 이번 IRBM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지난 9월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1발 쏘았다. 이어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발사했고,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2발, 10월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씩 각각 동해상으로 쐈다. 해당 미사일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총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9번째다. 북한은 당분간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여러 시간대에 걸쳐 약간씩 고도 및 거리, 발사지점 등을 바꿔 추가 도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안보긴장을 고조시켜 이목을 집중시킨 뒤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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