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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영업익 반토막 난다"…섬뜩한 경고 왜

■짙어지는 메모리 불황…반도체 기업 실적 비상

D램 0.8 → 0.62弗 22% 하락 전망

메모리반도체 '생산 후 판매' 방식

물가 상승·수요 줄며 업황 위축에

삼성·SK하이닉스 수출까지 흔들

애플 아이폰14 증산 취소도 악재

"내년 메모리 증설 역대 최저 수준"


서울경제가 입수한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D램·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양한 D램 종류를 8Gb(기가비트)로 환산했을 때 2023년 D램 ASP는 0.6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D램 ASP인 0.80달러보다 22.6%나 내려간 값이다. 2020년부터 집계된 연간 D램 ASP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낸드플래시도 제품 가격이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러 종류의 낸드를 8Gb로 환산했을 때 내년에 예상되는 ASP는 0.075달러다. 이는 올해보다 21.9%나 하락한 가격이다. 2020년 이후 최저가다.

D램·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으로 시장 매출까지 쪼그라드는 것은 메모리반도체가 시장 상황에 상당히 민감한 칩이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정보기술(IT) 기기 속에서 각종 정보를 빠르게 기억하거나 저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영업 방식은 ‘생산 후 판매’다. 메모리 칩이 필요한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판매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한다. 이와 함께 칩 값이 곤두박질치고 공급자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는 구조다.

최근 IT 시장은 급격한 수요 위축 상황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초유의 물가 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IT 기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소비심리까지 사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업체 애플은 신제품인 아이폰14의 생산을 최대 600만 대 늘리려고 했으나 수요 부진이 이어지자 취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모리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업황 악화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대표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3년 실적이 올해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41조 57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인 50조 1894억 원보다 17.17%나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0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증권 업계는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5조 5812억 원으로 반 토막 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악화 일로의 상황을 맞으면서 우리나라 수출 시장까지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책임지는 반도체가 휘청이자 수출 시장 전체가 악영향을 받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14억 8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올 8월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후 두 달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는 1년 새 67.3%나 증가했다. 반도체 부진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 역시 25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로 IT 제품 수요가 둔화하고 D램 가격 하락세와 낸드 공급과잉 등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업체들은 물론 세계 여러 메모리반도체 업체들도 비상등이 켜진 모습이다. 일본·미국 등에서도 내년에는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반도체 웨이퍼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제조 업체 기옥시아 역시 칩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분야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증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공급 주도권을 쥔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내년 하반기께 가격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이트한 공급량 조율로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는 이어지겠지만 내년 메모리 업체들이 예산 삭감과 가동률 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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