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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달러 가치하락 '베팅'…투자인가 도박인가

원·달러환율 숨고르기 돌입에

달러 인버스 ETF '인기몰이'

美긴축기조 등 불확실성 여전

증권가 "달러가치 상단 열어둬야"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010년 이래 처음으로 1440원 선을 찍는 등 고공 비행을 이어가자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달러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다. 특히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 긴축 충격과 경기 침체 우려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달러화 가치가 이달 초 영국 감세안 철회 등에 영향을 받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달러 가치 하락분을 2배로 추종하는 ‘인버스2X’ 상품 투자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의 추세적 하락 시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긴축 지속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연말 달러 가치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며 고점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8월 30일~9월 30일) 달러 인버스 ETF에는 18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미국달러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홀로 1309억 원가량의 자금을 흡수했다. 국내에 상장된 달러 투자 ETF 가운데 자금 유입세가 가장 컸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1233억 원에 달했다. 해당 상품은 같은 기간 달러 가치 상승 방향에 베팅하는 달러 레버리지 ETF 상품군의 자금 유입액을 압도했다. 한 달간 ‘KODEX미국달러선물’과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에 유입된 금액은 각각 607억 원, 283억 원 수준에 그쳤다.

이어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409억 원)’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68억 원)’ ‘TIGER미국달러선물인버스2X(31억 원)’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18억 원)’ 등 다른 달러 인버스 ETF에도 최근까지 꾸준한 자금 유입세가 이어졌다.



9월 글로벌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극에 달하며 달러 가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달러화가 상단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인버스 베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와 경기 불안 우려에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던 달러 가치는 향후 연속적인 고강도 긴축을 예고한 9월 FOMC를 기점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은 2009년 3월 16일(고가 1488원)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40원 선을 터치했다.

9월 말 연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가치 하락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파운드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뜨리며 금융 불안을 야기했던 영국의 450억 파운드(악 70조 원) 규모 감세안 중 일부가 철회되면서 달러인덱스가 약세 신호를 보였다. 이에 원·달러 환율 역시 하락하며 이날 1주 만에 1420원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대내외적 불확실 요인들이 산재해 달러화 고점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연말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준하는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달러 수요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대비 펀더멘털이 양호해 치고 나올 만한 통화가 부재한 점도 달러 가치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60원으로 제시한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달러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달러 하락 투자 움직임이 가팔라진 최근 1개월 달러 인버스2X ETF 상품군의 수익률은 -13%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인버스1X ETF 상품들 역시 -6%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연초 대비 손실 폭은 최대 -32%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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