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상 최대 딜을 성공한 네이버에 대해 외국계 증권가를 중심으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전날 씨티증권에 이어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목표 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북미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높은 인수가로 인해 국내 점유율 경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에 대한 우려가 지나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노무라증권과 CLSA는 네이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은 목표주가를 47% 낮춘 18만 원을 제시했다. 투자의견 역시 ‘중립’으로 하향했다. CLSA는 목표주가를 28만2000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노무라증권은 목표주가 하향에 대해 “자산재평가로 인한 지분법손실과 포시마크 인수로 인한 연결손실을 반영했다”며 “2022년과 2023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23%와 31%씩 하향하는 한편 주가수익률(P/E) 역시 2023년 기준 25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률은 동일 영역의 소프트뱅크(16배), 텐센트(19배), 바이두(24배), Z홀딩스(25배), 아마존(35배)의 평균값으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이커머스 시장과 최근 인수하거나 설립한 웹툰 및 이커머스 플랫폼의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LSA는 “네이버가 미국 이커머스 시장 진입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진입했다”며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 시장이지만 중기적으로는 네이버의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가시적인 시너지나 장기간의 현금 유출이라는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혹평했다. 또 “수익성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내 사업을 압박할 수 있고, 이는 경쟁이 심화되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LSA는 2023년도 순이익 전망을 11% 가량 낮추는 한편 주가수익률 역시 23배에서 18배로 낮춰 잡았다.
외국계 증권사와 달리 국내 증권사들은 네이버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유안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인수 발표 후 네이버 전체 마진율 하락 우려에 따른 주가 급락은 성장주 저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유안타는 “미국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800억 달러 규모로 저성장, 경기침체,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가처분소득 감소로 연평균 20% 성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포시마크는 월 1840만 명이 방문하고 미국 전역에서 이용하는 북미1위 패션특화 플랫폼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시 웹툰과 함께 해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봤다. NH투자증권 역시 “네이버의 약점 중 하나가 글로벌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커머스 플랫폼과 유저 베이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인수로 네이버의 북미 시장에 대한 전략 방향성은 확고하다고 판단된다”며 “북미 이커머스 시장과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네이버는 4일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의 주식 9127만2609주를 약 2조3441억 원에 취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 4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된 사업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오전 10시 43분 현재 전날 대비 5.67% 급락한 16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도 8.79%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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