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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BIFF] "큰 산 마주할 용기" 한지민, 데뷔 19년을 돌아보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가 3년 만에 이전의 모습을 찾았다.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파티 등은 성대해지고, 관객과 영화인이 함께 호흡하는 대면 행사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축제에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설렘이 가득하다. BIFF가 다시, 영화의 바다가 됐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하우스 한지민 / 사진=연합뉴스




데뷔 19년 차를 맞은 배우 한지민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봤다. 아무것도 모르던 데뷔 초부터 배우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던 계기, 그리고 치열했던 고민의 흔적까지 가감 없이 털어놨다. 고민 끝에 단단해진 그는 큰 산을 만나더라도 용기를 낼 수 있는 배우가 됐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배우 한지민의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한지민은 액터스 하우스를 진행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전달이 잘못돼서 이영애 선배님과 같이 한다고 들었다. 선배님이 계시면 뜻깊은 시간이구나 싶었는데, 혼자 한다고 해서 두려웠다"며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성대하게 다시 열리니 하고 싶더라. 매년 있을 때 잘 모르다가 오랜만에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귀한 시간일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데뷔 19년 차를 맞은 한지민은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쉴 틈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데뷔 초에는 무작정 기회가 오면 했다. 배우를 내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작품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며 "막연하게 20대 초반에는 30대가 되면 그 사이 많은 감정을 경험할 테니 지금보다 잘 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회상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하우스 한지민 / 사진=연합뉴스


한지민이 데뷔의 기회를 잡은 건 고등학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서다. 잡지 모델과 TV 광고로 연예계에 들어선 한지민은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그 역할을 성취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나는 무지한 상태였다"며 "내가 캐스팅된 이유는 이미지적인 이유일 거다. 또 욕심이 없어서 긴장하지 않아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덜컥 배우의 길을 걷게 된 한지민은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자책했다고. 그는 "'올인'은 2회차 분량이었고, 자다가 일어나서 대사를 외울 정도로 준비했다. 이후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덜컥 됐는데, 무지했던 내게 과분한 역할이었다"며 "그때 민폐를 끼칠까 봐 그만두려고도 했다"며 "내가 부족해서 몇 번을 다시 하고, 그러면서 스태프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이런 한지민이 배우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건 영화 '청연'부터다. 드라마 환경과 다른 영화 작업에 매료된 그는 연기적은 쾌감까지 느꼈다. 그는 "드라마는 일주일 내내 씻을 시간도 없이 촬영하지만, 영화는 한 컷 한 컷을 공들여서 찍는다. 그때도 물론 나는 부족했겠지만, 감독님이 욕심을 내주시고 디렉팅을 세세히 해줬다"며 "처음으로 '해냈다'는 쾌감이 들었다. 연기를 계속한다면 이런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배우가 되길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안타깝게 영화와 인연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드라마와 인연이 됐다"며 "'청연'이 줬던 기억 때문에 연기를 계속해서 할 수 있었다. 대신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이 가깝게 오고, 피드백이 오기 때문에 좋았다"고 덧붙였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하우스 한지민 / 사진=연합뉴스


한지민의 고민은 30대 초반에 다시 시작됐다. 반복되는 스토리의 작품이 들어왔기 때문. 그는 "여자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적었다. 다양성을 찾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러면 주인공이 아니어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폭넓게 보기 위해 '밀정', '그것만이 내 세상', '장수상회' 등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한지민의 연기적 터닝 포인트는 영화 '미쓰백'이다. 그간 선역을 주로 맡았던 그는 '미쓰백'에서 전과자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한지민에게 '미쓰백'은 도전 그 자체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이야기고, 뉴스에도 자주 다뤄지던 이야기여서 '세상에 꼭 필요한 영화겠다'고 생각했다. 무턱대고 하겠다고 했는데, 두려움이 커지더라"며 "그런데 '미쓰백'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하게 되고, 칭찬도 받으니 용기가 생겼다. 아직도 생각하면 꿈같은 일"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미쓰백'을 촬영하면서 성격이 거침없게 바뀌었다. 그전까지는 도전하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큰 산을 마주하더라도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한지민은 "착한 이미지가 나를 얽매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진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시기도 지났다. 나는 착한 이미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또 할 수 있는 걸 하게 되는 기회가 온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선물은 작품밖에 없다. 꾸준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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