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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로 겪은 정체성 혼란…영화로 만들고 싶었죠"

■BIFF 관객상 '라이스보이 슬립스' 앤소니 심 감독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캐나다에서는 저를 외국인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도 저는 생각도 말하는 것도 (한국 사람들과) 달라요. 어릴 적부터 그런 것을 느끼면서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지,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어릴 적에 경험했던 이민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죠”

14일 폐막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인 이민자들을 다룬 영화들이 다수 초청됐다. 앤소니 심 감독의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도 그 중 하나로,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1990년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소영(최승윤), 데이빗(에단 황) 모녀의 이야기로, 데이빗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데이빗은 어릴 때 학교에 들고 온 김밥 도시락 때문에 ‘라이스보이’라고 놀림을 받았고,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는 등 동양인 정체성을 지우려고 한다. 하지만 밥을 좋아하는 식성까지 버릴 수는 없었고, 한국에 돌아와 할아버지의 드넓은 논을 접하며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심 감독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을 자주 찾으면서 예술 등등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졌다”며 정체성 문제에 천착한 계기를 이같이 말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 느끼고 기억하는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작품 속에는 심 감독과 그의 어머니의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다. 심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부모, 자식 간에 많이 대화하고 용서하고 사랑해주면서 다음 세대로 갈수록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영화를 본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어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감독 본인은 “캐스팅 이후로는 어머니와 자신을 거의 잊어버렸다. 스스로 직접 겪은 일이 많지만 작품 속 캐릭터들이 더 많이 보인다”며 영화로 봐 줄 것을 부탁했다. ‘제2의 미나리’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비슷한 점은 인정하지만, 한국 이민자라는 점을 빼면 전혀 다른 스토리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10편 이상 나오면 이런 비교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의 앤소니 심 감독. 사진 제공=부산국제영화제


한편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디지털 촬영이 보편화된 시대, 구하기도 힘든 16㎜ 필름으로 촬영한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심 감독은 자신이 원했던 비주얼을 구현하려면 필름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며 “필름의 손에 잡힐 듯한 텍스처를 좋아한다. 제게 익숙한 시네마의 이미지는 필름이고, 디지털이 표현하지 못하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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