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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연말까지 34兆 만기…PF유동화증권 살얼음

CD금리 급등·레고랜드 사태에

투자 씨 마르며 금융·건설 비상

"디폴트 사업장 속출할수도" 우려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연말까지 34조 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리 상승에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져 부동산 개발에 대한 리스크가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최근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약속한 2050억 원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까지 부도가 나자 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흥 은행2지구 공동주택 사업 ABCP는 당초 6개월 단위로 발행·상환됐으나 14일 7일짜리 단기물로 재발행됐다. 6개월물 ABCP 투자자는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교보증권도 12일 만기된 565억 원의 천안 북부 BIT 산업단지 개발 사업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전액 매입했다. 천안시가 지급보증을 섰지만 투자자 확보가 여의치 않았던 탓이다. 농협은행은 13일 만기가 돌아온 KT 강북 본부 복합 개발 사업의 ABCP 1005억 원어치를 상환했다. 당초 1개월 단위로 롤오버(상환 후 발행)하던 유동화증권이었으나 최근 ABCP 발행 금리가 급등하자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유동화증권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금리 책정의 기준인 CD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금리는 18일 기준 3.74%로 한 달 전(2.99%) 대비 75bp(1bp=0.01%포인트)나 상승했다. 연초(1.30%)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지난달 말 레고랜드 ABCP 부도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지만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자 추가 부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린 것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 현장은 수년간 필요한 공사 자금을 3~6개월 단위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만기가 짧아 투자자를 구하기 쉬워서다. 지난해까지 저금리는 유동화증권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에 수익을 안겨줬지만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부도 우려로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마르자 PF 유동화증권은 매입 확약이나 신용 보강을 건 금융기관이나 건설사들이 자체 자금으로 떠안게 됐다.

대형 증권사의 자금 조달 담당 임원은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자를 구하기 어렵자 PF 유동화증권 금리를 8~9%까지 올리는 경우도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을 교란해 자금 조달 환경이 더 악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PF 유동화증권의 ‘물량 폭탄’이 예정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34조 원에 이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PF 유동화증권의 투자 수요는 크게 줄었는데 만기 물량을 떠안기 어려워지면 디폴트 사업장이 잇따라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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