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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삭감·인원 축소 감내했는데"… 푸르밀 노조, 해고통보 반발

노조 "경영무능으로 적자 누적…직원에 책임 전가" 집단행동 예고

일각에선 "사업 종료해도 법인은 유지할 것"…법인세 면제 반납 피하려는 꼼수





회사의 사업 종료로 직장을 잃게 된 푸르밀 직원들이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지난 17일 푸르밀은 전 직원 약 400명에게 내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메일을 통해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푸르밀 노동조합은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신준호, 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의 기로에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하려 한다. 어떠한 도움이라도 얻어서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도를 마련하고 가정을 지키며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회사 측의 해고 통보에 대해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며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으나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018년 1월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푸르밀은 2009~2017년 전문경영인 남우식 전 대표 체제에서 꾸준히 흑자를 냈다. 매출액은 2016년 2700억 원, 2017년 2575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50억 원, 2017년 15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매출액은 2301억 원으로 떨어졌고,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액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89억 원, 113억 원, 124억 원으로 점점 불어났다.



푸르밀 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 원까지 챙겨갔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일각에선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면서도 법인 존속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 청산이 아닌 유지 시 수백억 원대의 법인세 면제 혜택을 볼 수 도 있다는 점이 이번 결정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통보에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왔던 낙농가와 협력업체 직원 약 50명, 화물차 기사 약 100명도 피해를 보게 됐다.

홈플러스, 이마트 등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은 유통업체도 대체 업체 물색에 나섰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을 여럿 선보인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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