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요? 대회 끝나고 바로 샀어요. 이번에는 어떤 것을 우승 공약으로 걸지 생각 중이에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27~30일) 개막을 이틀 앞둔 25일 대회장인 제주 핀크스GC에서 만난 이가영(23)은 지난 대회 우승을 회상하는 듯 옅은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6일 끝난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후 팬클럽인 ‘가영동화’ 회원들에게 소고기를 대접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약속을 지켰다.
이가영은 “그날 대회 끝나고 갤러리로 오신 모든 팬클럽 회원분들에게 소고기를 샀다”며 “저는 일정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올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 번 다 같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 공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번에 우승하면 팬들과 라운드를 한 번 해보고 싶다. 아니면 골프 용품을 선물로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답한 뒤 “어떤 걸 하지”라는 혼잣말과 함께 활짝 웃었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가영은 데뷔 4년 차, 98번째 출전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국가대표 출신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데뷔 후 준우승 네 번, 3위 두 번 등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게 여러 번이다. 이런 탓에 또 우승을 놓쳤다는 의미의 ‘또가영’ ‘또 2등 가영’ 등의 별명이 붙었다. 이가영은 “이제는 ‘또가영’이라고 안 부르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우승 한 번 했으니까”라며 다시 웃었다.
27일 개막하는 서울경제 클래식은 이가영이 데뷔 후 맞는 100번째 출전 대회다. 그만큼 그에게는 뜻깊을 수밖에 없다. 그는 “100번째라고 하니까 정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뭔가 딱 숫자도 그렇고 여기서 우승하면 정말 뜻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는 바람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18번 홀(파4)은 그린 앞에 개울이 있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까다로운 홀”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