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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가뭄에 '눈물의 헐값처분'…알짜빌딩도 쏟아진다

■ 현금확보 급한 기관들, 주식·채권 이어 부동산까지 처분

NH자산운용 '여의도 현대카드 빌딩'

교보신탁 '삼성동 오피스빌딩' 등

가격 낮춰서라도 서둘러 매각 진행

경기침체 공포…거래성사는 미지수


글로벌 긴축 기조로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말라가면서 현금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채권에 이어 강남 요지의 빌딩들까지 매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공실률이 낮아 가격이 계속 올랐던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마저 금리 부담과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으로 급격히 냉각되자 매각가를 낮춰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려 해 자산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제1관을 팔기 위해 CBRE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현대카드가 건물 매입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가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카드 빌딩은 농협중앙회와 NH투자증권 등이 펀드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부 공제회도 출자자(LP)로 참여했다. 펀드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8년 건물을 3.3㎡당 1600만 원 선인 약 1800억 원에 매입했다. 올해 7월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이 3.3㎡당 3000만 원에 팔리자 현금 확보와 수익 실현을 원한 출자자들이 매각과 펀드 청산을 요구한 것이다.



교보자산신탁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을 매물로 내놓았다. 사학연금과 새마을금고중앙회·KDB생명보험 등이 2019년 2332억 원에 인수한 빌딩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2014년 3090억 원에 사들인 강남 오토웨이타워의 지분 절반을 매각하기 위해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는 당시 1300억 원을 출자한 교직원공제회가 보유한 지분으로 오토웨이타워는 GTX-A·C노선 설치 등 교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지만 투자가인 교직원공제회의 현금 확보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빌딩들도 매물로 나오지만 거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3년간 몸값이 급등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올 해 잇따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공포가 엄습하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에 따르면 3분기 서울과 분당 권역의 오피스빌딩 거래 규모는 2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줄었다. 최근 서울 명동 화이자타워와 수서 로즈데일빌딩은 매도자와 인수자 간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커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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