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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자…"감산 없다" 선언하며 치킨게임 나서나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부진에도 감산설 일축

규모의 경제·기술력으로 '치킨게임' 시도하나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목표주가 상향도

사진 제공=삼성전자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며 혹독한 ‘반도체 겨울’이 찾아왔다.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조 원가량 급락하는 등 실적 악화가 현실화됐지만 삼성전자는 “감산은 없다”고 일축하며 ‘치킨게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85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39%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76조 787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9% 증가했다.

사업 부문 별로 보면 DS 부문 실적 감소폭이 컸다. 올해 3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5조 12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0조 700억 원) 대비 4조 95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컨센서스였던 6조 원대보다도 1조 원가량 낮은 수치다. 세계 최초로 3nm(나노미터) 공정 양산에 성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중화권 모바일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 지속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악화된 것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마이크론, SK하이닉스(000660) 등 경쟁사들은 감산 및 투자 설비 축소 등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달 초 마이크론이 감산을 선언한데 이어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반절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뚝 떨어졌지만 삼성전자는 감산 없이 공격적인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일 열린 삼성전자 컨퍼런스 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위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감축설을 일축시켰다.



이 외에도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액을 역대 최대치인 54조 원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시설 투자액(48조 2000억 원) 대비 12%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연간 투자비의 38.9%인 21조 원을 올 4분기에 쏟아 부을 계획으로, 그 중 18조 6000억 원을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반도체 치킨게임’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3.4%,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33.3%의 점유율을 확보한 메모리 업계의 명실상부한 1위다.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를 도입한 D램을 생산하는 등 고급 기술로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력도 뛰어나다. 이에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이 캐쉬카우(수익창출원)로 판단 중인 D램은 업계 전반적으로 내년 감산 및 투자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부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생존한 업체는 2024년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내년 2분기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 7000원에서 7만 2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이사 역시 “경쟁사들이 감산, 투자 설비 감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삼성전자만 물량 확대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 지연을 막으면서도 시장점유율(M/S)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은 꽤나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1980년대 미국 인텔이 최초로 D램을 생산하면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인 저가 정책을 벌이며 1차 반도체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에 반도체를 제시한 일본 기업들의 전략으로 인텔은 D램 생산을 포기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10년 대만과 일본 기업들이 치킨게임을 벌이며 일본 기업인 엘피다가 결국 파산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인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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