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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포스코 ‘배터리 소재’ 격돌

“2차전지서 그룹 미래동력 발굴”

롯데, 분리막 등 원료 확보 사활

일진머티 인수후 매출 확대 관측

포스코는 전 밸류체인 사업 확장

GM·OCI 등과 '소재 동맹' 가속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이 급성장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두 그룹은 나란히 2차전지 소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주력인 화학·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향후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일정 비율 이상 북미에서 생산·채굴된 배터리 소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규정하면서 주요 그룹들도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전방위적으로 늘리는 모습이다. 특히 그룹 총수가 직접 관심을 갖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롯데와 포스코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경제DB


롯데케미칼은 이달 동박 제조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동박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안팎의 얇은 구리막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음극재에 사용된다.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는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 기지를 운영하며 약 6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수의 배경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소재 국산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화학군 내 회사들을 통해 배터리 4대 소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뿐 아니라 분리막 생산과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과 동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2030년까지 전지 소재 사업에서 총 4조 원을 투입해 연간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매출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서울경제DB


포스코 역시 2차전지 소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가 배터리 4대 소재에 들어가는 원료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 포스코는 그룹의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의 강점을 살려 가장 기초 단위의 광물부터 완성된 소재까지 전 밸류체인에 걸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관심을 갖고 키우는 사업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최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니켈 정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니켈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에 사용되는 기초 원자재다. 포스코가 이곳에서 생산하는 니켈은 연간 2만 톤 규모로 전기차 50만 대 생산분이다. 포스코 계열사인 SNNC가 페로니켈을 제련·탈철공정해 니켈매트를 생산하고 포스코는 니켈매트를 정제해 고순도 니켈로 만들어 포스코케미칼 등 2차전지 소재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OCI와 손잡고 배터리 음극재 코팅 소재인 피치 공장을 착공해 전량 수입하던 피치의 국산화를 시도했으며 미국 완성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전방위 투자를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 톤, 음극재 32만 톤, 리튬 30만 톤, 니켈 22만 톤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해 매출액 4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홀딩스와 연계해 양극재·음극재를 직접 조달하면서 미국 IRA로 인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며 “배터리 소재의 탈중국 기조 속 국내 유일의 흑연 음극재 기업으로서 주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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