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정보본부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입었던 구명조끼에 한자(漢字)가 쓰였지만 간체자는 확인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관련 특수취급첩보(SI)에는 '월북' 표현이 2회 등장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정보본부 대상 비공개 국정감사 도중 취재진과 만나 이런 내용을 밝혔다.
윤 의원은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가 간자체(간체자)냐'라는 질문이 나왔고 정보본부는 '사실이 아니다, 간자체를 알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글자 자체가 한자인 것은 맞다고 보고한 걸로 전해졌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3일 이씨가 북한군에 처음 발견됐을 때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감사원은 이 사건 발생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이씨가 '한자' 구명조끼를 착용했던 사실 등을 확인하고도 '자진 월북 정황과 배치되는 증거'로 판단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씨 관련 SI(특수취급첩보)에 '월북'이라는 표현은 그동안 한 차례 등장한다고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두 차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북한군 당국자와 질문·답변 과정 중 질문에서 ('월북' 표현이) 1회, 답변에서 1회 나왔다"며 "이씨의 목소리는 아니고 북한 관련 통신 속에서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I 또한 이씨의 육성이 아닌 제3자의 전언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이씨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올 전망이다.
유 의원은 "(SI에 나오는) 북한군 당국자가 질문에서 '월북이래?'라고 했고 답변에서 '월북이래' 이렇게 나왔다"며 "북한군 통신 속에서만 나왔다. 간접적인 정보"라고 강조했다.
국방정보본부는 이씨가 어떤 어선에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유 의원은 "당시 북방한계선(NLL) 상에 중국 어선과 북한 어선이 다수 있었다"며 "(주변에) 어선이 많았지만, 탔는지 안 탔는지 특정할 수 없었다는 얘기"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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