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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흥국생명, 5억 달러 영구채 미상환…韓기업 달러 조달 '빨간불'

9일 콜옵션 도래 신종자본증권 미상환

투자자 없어 4.475→6.7%대 고금리 감수

외화 조달 준비 한투,하나·신한銀 '찬바람'





흥국생명보험이 지난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을 미행사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조기상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2009년 우리은행 이후 처음이다. 조기상환 미행사는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아니지만 만기가 긴 영구채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온 만큼 흥국생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싱가포르거래소를 통해 오는 9일 예정된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미행사한다고 밝혔다. 당초 흥국생명은 이번 조기상환을 위해 지난달 말 5억 달러 중 3억 달러는 외화로, 1000억 원은 원화 후순위채로 조달하려고 했으나 국내외 자금시장이 흔들리며 발행 계획을 접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17년 11월 연 4.475% 금리로 5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조기상환은 발행일로부터 5년 후로 오는 9일 첫 기일이 도래한다. 발행 시 투자자들과 맺은 스텝업(금리인상) 조항에 따라 흥국생명 채권 금리는 5년 미국고채에 2.472%의 가산금리가 붙을 전망이다. 약 6.7%대 수준이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상환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흥국생명은 지난달 말 국내외 자금시장을 찾아 외화 3억 달러와 1000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심화된 한편 중국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3연임이 결정되고 부동산 기업들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돼 글로벌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국내 자금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흥국생명(A+)보다 신용도가 높은 코리안리(AA)의 30년 만기 영구채도 1000억 원 모집에 250억 원 주문만이 들어왔으며 우량한 신용도(AA)와 탄탄한 실적을 갖춘 통신사인 LG유플러스조차 회사채 시장에서 미매각을 겪는 등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흥국생명은 자금 조달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조기상환을 미행사하기로 결정했다.

흥국생명이 채권의 조기상환을 미루면서 향후 한국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빨간 불이 켜질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조기상환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2009년 우리은행의 달러화 후순위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우리은행이 조기상환을 미행사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의 외환 사정이 우려된다며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도 후순위채를 스텝업 금리보다 높은 일반 채권으로 바꿔주면서 시장을 달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이 달러와 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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