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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먼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서사 잇는 통로…'와칸다'로 시작해 '포에버'로 끝냈다

■리뷰-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주연배우 보즈먼 추모로

161분 러닝타임 꽉 채워

  블랙팬서 사망 1년후 배경으로

수중왕국과 비브라늄 쟁탈전 등

'2대 블팬' 슈리의 성장과정 담아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티찰라의 여동생 슈리가 2대 블랙 팬서로 등장한다.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주인공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이야기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북미 흥행 7억달러,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영화 사상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등의 성과를 낸 ‘블랙 팬서’에서 티찰라는 대체 불가능한 슈퍼히어로였다. 하지만 주연배우 채드윅 보즈먼이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캐릭터 역시 사라져버렸다. 9일 개봉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그 고민의 결과물이다. 보즈먼에 대한 추모·헌사와 동시에 애도와 극복의 과정이 러닝타임을 채운다. 2대 블랙 팬서가 된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2대 아이언맨 ‘아이언하트’ 리리(도미니크 쏜), 안티히어로 네이머(테노치 우레르타 메히아) 등 새로운 여러 캐릭터들이 협력하며 중심인물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고군분투도 돋보인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영화는 와칸다의 왕이자 수호신 ‘블랙 팬서’인 티찰라가 원인 모를 병으로 죽은 1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프랑스 등 강대국들이 와칸다에만 매장돼 있는 광물 비브라늄을 노리고 은밀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미군은 또 다른 비브라늄 매장지를 찾아내지만 요원들이 모두 몰살당한다. 이 비브라늄을 소유한 곳은 네이머가 국왕으로 통치하는 수중 왕국 탈로칸으로, 메소아메리카 지역의 식민주의적 착취를 피해 수중으로 숨어든 역사가 있는 곳이다. 이 두 나라가 비브라늄을 지킬 방법을 두고 갈등하면서 벌어지는 전쟁이 기둥 줄거리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영화를 지배하는 건 상실의 정서와 보즈먼을 향한 헌사다. 외신들도 “상실감에 지배당했다”(영국 BBC), “영화가 티찰라와 보즈먼을 애도하는 동안 울 준비를 하라”(미 롤링스톤) 등 애도의 정서를 끄집어냈다. 영화는 시작부터 티찰라가 갑자기 죽은 후, 아프리카 문화가 가득 담긴 성대한 장례식 장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생전 보즈먼이 출연했던 장면들과 함께 음악 대신 쓸쓸한 바람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마블 스튜디오의 로고를 비춘다. 제작진은 엔딩 크레딧에 “우리의 친구 채드윅 보즈먼에 바친다”는 애도의 자막을 넣었다. 복수극이라는 이번 작품의 전체적 서사 구조와 슈리의 정신적 성장 과정은 전편의 구조를 그대로 오마주했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출연·제작진은 크랭크인 전 보즈먼의 묘소를 찾기도 했으며, 촬영장 곳곳에 그의 사진을 걸어뒀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AP통신에 “티찰라의 죽음을 계기로 와칸다의 슬픔에 대한 개념을 더 깊이 파고든 대본을 만들었다”며 “고인에 대한 애절한 기억이 각본·연출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거운 분위기와 161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지루함은 덜하다. 작품 속에서는 2대 블랙 팬서 슈리와 여왕 라몬다(안젤라 바셋), 스파이 나키아(루피타 뇽오), 여전사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리리 등 흑인 여성 캐릭터들의 분투를 부각한다. 전편에서 티찰라와 킬몽거(마이클 B. 조던) 등이 보여줬던 파워풀함과 달리 이번 영화의 액션은 처절함이 두드러진다. 주인공의 상실에 따른 부재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오래된 캐릭터로 이번에 처음 영상화된 네이머도 돋보인다. 단순한 빌런이 아니라 자기만의 정의와 당위가 있는 안티히어로 캐릭터로서 토르, 헐크 등과 비견할 만한 파워와 스피드로 액션장면에서 상당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마야·잉카·아즈텍 등 메소아메리카 문명에서 모티프를 딴 탈로칸의 비주얼도 인상적이다. 유럽 백인들이 메소아메리카를 침략했던 역사를 언급하며 전편에 이어 식민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간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블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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