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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뒤에 조종사 있다" 피지컬 AI는 먼 얘기?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피지컬 인공지능(AI) 도래로 AI를 담은 로봇이 인간이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와 공포가 공존하고 있으나 현실화까지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 춤을 추고 음식을 서빙하는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물론 수많은 로봇 뒤에 여전히 사람 조종사가 있는 탓이다. ‘자동화’를 꿈꾸는 AI 로봇이 기대만큼 ‘자율적’이지 않다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 없다.

구글 제미나이가 본문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18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은 “3월 엔비디아 GTC 2025에서 시연한 디즈니 로봇 뒤에 조종사(puppeteer·인형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디즈니는 4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GTC 2025 현장에서 소개한 스타워즈 ‘BDX 드로이드’ 로봇이 “실제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강화 학습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한다”며 “무대 뒤에서 인형사가 캐릭터를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미묘한 차이들을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와 협업 소식을 알리며 BDX 드로이드가 AI 로봇 훈련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N1’과 물리 엔진 ‘뉴턴’으로 훈련됐다고 밝혔다. 무대 위에 올라온 로봇에 말을 걸며 스타워즈 영화 속처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연한 로봇이 AI 플랫폼으로 훈련된 것은 맞지만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은 조종사가 연출했다는 의미다. 실제 디즈니 대변인은 디인포메이션에 “엔비디아 시뮬레이션으로 걷는 법을 배웠으나 시연 내내 사람이 움직이는 타이밍과 위치를 조종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판도를 바꾸겠다는 테슬라의 사정도 비슷하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춤을 추고 칵테일 등을 서빙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손님들이 로봇에 “자율적으로 움직이냐”고 묻자 로봇을 원격 조종하는 사람들이 “완전 자율 작동은 아니다. 현재는 사람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테슬라도 옵티머스에 인간 조종이 필요함을 부정하지 않는다. 옵티머스 공식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는 옵티머스 제어를 위해 사람이 착용하는 VR 헤드셋과 움직임 감지 장비 등이 소개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보다 단순해보이는 배달 로봇에도 인간이 개입 중이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우버 이츠 배달에 사용되는 로봇 공급업체 에브라이드(Avride)는 로봇이 난관이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원격 근무자를 두고 있다. 평소에는 자율적으로 움직이지만 연석이나 장애물 등을 만나 진행이 불가능할 때는 로봇이 인간에 ‘도움’을 요청하고 사람이 카메라를 통해 원격 조종으로 장애물을 통과하는 식이다.

로봇 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인력 대체다. 로봇 기업들은 조종사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외국인이나 게임 패드 등에 익숙한 학생을 영입하기도 한다. 컨베이어 벨트용 로봇을 만드는 울트라 로보틱스는 멕시코에 원격 작업자를 두고 있다. 우버와 도어대시에 4륜 배달 로봇을 공급하는 코코 로보틱스는 글로벌 각지에서 조이스틱 조작에 능숙한 원격 조종자를 고용한다. 이는 로봇이 완전 자동화되지 않는다 해도, 미국 등 인건비가 비싼 지역의 인력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인이 조종하는 로봇에 대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봇 기업들은 인간 조종사가 로봇을 ‘학습’시키는 역할임을 강조한다. 인간이 알려준 올바른 사용 사례를 AI가 학습해 장기적으로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치 AI 학습과 작업 보정을 위해 뒷편에서 수많은 개도국 근로자가 고용되고 있는 상황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100% 자동화까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디인포메이션은 “80% 자율화가 이뤄지더라도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신뢰성에 미치지 못한다”며 “결국 한 명의 원격 조종자가 여러 로봇을 감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로봇 뒤에 조종사 있다" 피지컬 AI는 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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