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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떨며 브리핑' 소방서장 입건…"대체 어디까지 해야하나"

10·29 압사 참사 이후 있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 장면은 온라인에서 줄곧 회자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경찰특별수사본부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돼 온라인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일선 소방대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사실 그분(최 서장)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토요일이면 근무일이 아닌 쉬는 날인데 (최 서장은)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하는 그 시간도 현장에 계셨다”면서 “초저녁부터 와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이걸 입건을 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을 형사 입건한 데 이어 전날(8일) 최 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소방대응 2단계’ 발령이 늦게 이뤄졌다는 게 이유였다.

최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15분 첫 압사 신고가 접수되고 약 30분이 지난 10시 43분에 ‘대응 1단계(관할소방서 출동)’를 발령했다. 1단계를 발령 후 ‘대응 2단계(인접 소방서 인력·장비 동원)’ 상향까지는 또다시 30분이 걸렸다. ‘대응 3단계(가용 소방력 총동원)’는 오후 11시 48분 내려졌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2단계 발령 전 지휘관은 현장 확인을 해야 한다”며 “단순히 골목 앞쪽에서 봤을 때는 큰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최 서장)이 뒤쪽으로 돌아가서 현장을 확인하려 했다더라. 그런데 인파가 너무 많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또 “2단계 발령을 꼭 서장이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상황실이나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도 발령을 할 수 있다”며 “그 판단을 꼭 서장이 해야 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고 당일 현장에 먼저 도착한 구급차가 용산소방서 소속이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장을 모르는 분들”의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그날 이태원에 용산소방서 구급차가 현장에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인근에서 환자가 발생해 오후 10시 12분쯤 출동했다. (구급차가) 출동해서 병원에 갔다가 이송을 하는 단계였다”면서 “(구급차에) 인력이 많고 장비가 많아서 이태원 (사고에) 대비해서 계속 그 자리에 머물면 좋겠지만, 출동도 해야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다른 환자를 위해) 출동했던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할 수 없다.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최 서장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순천향대병원(용산구 한남동)을 ‘임시 영안소’로 지정해 살릴 수 있는 응급환자 진료에 지장을 줬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응급실과 영안실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라며 “재난의료지원팀이 현장에 와서 중증도 분류에 따라 사망판정을 내린 분들을 11시 35분 이후 이송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사망판정이 내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응급환자 진료에 필요한 인력이 영안소로 갈 일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김 본부장은 소방대원들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촉구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소방차들이 다 서울 용산으로 왔다. 트라우마가 있으면 하루정도 쉬어야 하는데 쉬지도 못하고 계속 출동을 한다”며 “직원들의 마음 상태를 치료할 수 있는 트라우마센터 꼭 만들어주셨으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최 서장이 10·29 압사 참사의 수사 대상으로 오른 것과 관련,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소방노조는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현장에서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브리핑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국민과 언론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도록 지켜볼 것이고, 지휘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소방의 날 60주년 '대한민국과 소방관은 과연 안전한가!' 기자회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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