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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의 러시아군, 요충지 헤르손서 후퇴…우크라 "함정일 수도" 신중

러 "더 이상은 보급활동 못해"

드니프로강에 새 방어선 구축

"남부 포기 수순 밟나" 관측도

젤렌스키 "적은 선물 안준다"

만일의 사태 대비 신중 진격

일각선 평화협상 '물꼬' 기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결국 철수하기 시작했다. 헤르손시는 흑해 및 크림반도와 연결되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에서의 철수는 개전 이래 러시아군에 뼈아픈 타격이며 향후 전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함정일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헤르손 철군 시작 소식을 알리며 “군이 계획에 따라 드니프로강 동쪽 건너편에 진지를 준비하기 위해 기동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9일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지역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더 이상은 헤르손시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철수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헤르손시를 주도로 둔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와 맞붙어 있는 요충지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탈환하면 헤르손주 가운데 드니프로강 북서쪽을 다시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헤르손주는 자포리자 등 다른 3개 지역과 함께 주민투표와 의회 승인을 거쳐 지난달 5일 러시아에 병합된 우크라이나 영토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점령한 이들 지역 가운데 약 500㎢를 지난달 수복하고 이후로도 대규모 공세를 펴며 추가 탈환을 시도해왔다. 러시아가 철군을 본격 시작했다고 주장한 10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지역의 12개 마을을 새로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헤르손시에서는 친러시아 행정부가 지난달 19일 주민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밀려 남부 헤르손 일대를 모두 포기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헤르손 철수와 관련해 “러시아가 진짜 어떤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 분석가인 보리스 로진도 “옛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연방이 결성된 1991년 이래 가장 심각한 군사적 패배”라며 “만약 겨울에 새로운 군사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최근 잇따른 후퇴에 대한 내부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헤르손 탈환으로 우크라이나는 헤르손주와 크림반도를 잇는 통로에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의중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연설에서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선의의 제스처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모두 쟁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완전히 빠져나간 것이 아닌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중하게 진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렉시 그로모프 우크라이나군 부참모장도 10일 “현재로선 러시아군의 철수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이번 철군이 양국 간 평화회담의 물꼬를 트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평화회담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 반환을 제시한 만큼 협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협상 제의에 대해 공격 시간을 벌기 위한 ‘연막 작전’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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