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지금은 (국정조사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반대의 뜻을 모았다.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결과가 미흡할 경우 참여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은 주호영 원내대표와 친윤계 의원들 간 불화설을 수습하는 동시에 야당에 맞설 ‘원팀’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회의 직후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지금은 정기국회 마감을 앞두고 예산·법안 처리에 치중하고 (이태원 참사 관련)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하자는 쪽으로 당론에 가깝게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재선 의원들과도 연달아 만난 주 원내대표는 “법안 통과라든가 예산통과가 있으니 고민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거의 압도적 다수의 의원이 국정조사를 요구할 때가 아니라고 한다. 정쟁에만 휩싸여 재발 방지를 소홀하게 하는 패턴을 고쳐야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다수의 의원들이 국정조사가 정쟁을 유발하고 수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의 정우택 의원은 “현시점에서는 ‘방탄 국조’에 대해 찬성해 줄 수가 없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5선)도 “야당의 국정조사는 정치 공세고 이재명 대표의 사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술수이자 꼼수라고 판단한다”며 반대 입장을 전했다. 3선의 장제원 의원도 “(국정조사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탄 쪽으로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태”라며 수용 불가 입장에 힘을 보탰다.
주 원내대표와 친윤 의원들 간 불화설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섰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은 “지난주에 (내가) 주호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언급을 하며 당내 갈등을 야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당내 강한 기류를 표출해야 원내대표께서 그것을 지렛대 삼아서 협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말한 것인데 그것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무슨 갈등을 야기했다 하는 것을 저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와) 늘 소통한다”고 덧붙였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예산안·국정과제 등이 힘을 받으려면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 역시 “우리는 소수당이기 때문에 세 대결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대의명분을 갖고 가자는 의미로 대화들이 오갔고 충분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불화설 진화에 힘을 보탰다.
한편 민주당은 24일 정의당·기본소득당과 함께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김진표 의장께는 국정조사를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요구하는 데도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법에 규정된 대로 절차에 따라 특위 구성, 특위 계획서 작성에 착수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국정조사와 법안·예산 심사는 별개로 동시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처음에는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판단하자고 하고 지금은 예산과 법안 심사를 위해 나중에 판단하자는 것은 결국 어떤 핑계를 대든지 국정조사를 안 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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