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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4위 웨스턴디지털도 투자 20% 감축…'치킨 게임' 삼성, 메모리 지배력 높인다

◆반도체 업황 악화 속 '나홀로 강수'

WD, 162단 낸드 양산에 빨간불

마이크론 등도 설비투자액 축소

삼성은 규모의 경제 앞세워 공세

원가경쟁력 높아 출혈도 안 클 듯

2000년대 'D램 승리' 재연 나서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사진제공=삼성전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낸드 4위 업체 웨스턴디지털이 내년 현금성 설비투자액을 당초 계획보다 20% 줄인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낸드 강자들의 투자 축소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 1위 삼성전자(005930)만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0년대 D램 시장에서 벌어진 ‘치킨게임’ 재연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3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고 내년 총 설비투자 예상액을 당초 32억 달러(4조 4000억 원)에서 27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위섬 자브르 웨스턴디지털 CFO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에서는 기존 계획보다 30%를 하회하는 투자 감축이 있을 예정”이라며 “설비투자액 감소로 BiCS6(162단) 낸드플래시 양산이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세계 낸드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로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웨스턴디지털 외에도 세계 2~5위권 낸드플래시 제조 업체들이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설비투자 예산을 깎거나 감산하기로 했다. 2위 SK하이닉스(000660), 5위 마이크론은 내년 메모리 설비투자액의 30~50% 이상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웨스턴디지털과 반도체 공장을 함께 운영하는 3위 일본 기옥시아는 이미 지난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대비 30% 줄였다. 반면 시장점유율 33%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만 반도체 혹한기를 정면 돌파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를 메모리 ‘치킨게임’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치킨게임은 업계 불황 속에서도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비 증설을 가속하는 출혈 경쟁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D램 시장에서 벌어진 두 차례의 치킨게임에서 승리하며 업계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 사례가 있다. 2008년 삼성전자는 잔혹한 출혈 경쟁에서 20나노(㎚·10억분의 1m) D램 원가 경쟁력과 생산 규모를 앞세워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등 D램 회사들을 2009년과 2012년 차례로 쓰러트렸다.

삼성이 최근 낸드 시장에서 2000년대 메모리 치킨게임을 재연할 가능성이 커보이는 것은 시장 구조 때문이다. 현재 낸드 시장은 1~5위 업체 간 점유율이 10~30%대로 촘촘하다. 게다가 신흥 강자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기술 투자와 생산 규모 확대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시장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공고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그림과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풍부한 현금 자산과 생산 규모·이익을 남길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겸비하고 있다. 2000년대 D램 시장에서 그랬듯 불황에서 경쟁사를 누르고 독보적 선두로 도약할 기회인 셈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4분기에도 지속되겠지만 원가 경쟁력 덕분에 이익 감소폭이 경쟁사보다 현저히 적을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두 업체로서의 경쟁력이 잘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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