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국산 김치 가격도 껑충 뛰어오르면서 지난달 김치 수입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출은 줄면서 올해 김치 무역수지는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50.9% 급증한 1701만8000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치 수입액이 월 기준 1700만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월 대비로는 16.2% 증가했다.
올해 들어 1~10월 김치 수입액은 1억4152만1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1억4074만2000달러)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이로써 올해 수입액도 약 1억6000만~1억7000만달러로 2020년의 역대 최대 기록(1억5242만6000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치 수입이 급증한 것은 배추 등 김장 재료비 상승으로 김치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식당 등에서 값비싼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1위인 대상은 지난달부터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고, 앞서 CJ제일제당도 9월부터 평균 11% 올렸다. 두 업체 모두 올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반면 수입 김치 대부분은 저가의 중국산으로 국산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하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김치 가격은 톤당 648달러로 수출 김치(3359달러)의 19.3%에 그쳤다. 수입 김치 가격이 수출 김치의 5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김치 수입이 급증하는 동안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1~10월 김치 수출액은 1억1864만4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줄었다. 코로나19로 2020년과 지난해 김치 수출이 급증했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19년만 해도 1억달러를 조금 웃돌던 김치 수출액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억4000만달러 수준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1억6000만달러에 근접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해외에서 한국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김치 수입이 늘고 수출은 줄면서 무역수지는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 1~10월 김치 무역수지는 2287만7000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김치 무역수지가 1917만3000달러 흑자를 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305만1000달러) 이후 12년 만에 흑자였다. 2009년에는 김치 수입액이 급감했지만 지난해에는 수출액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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