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수요 침체를 반영해 메모리칩 공급을 축소하고 지출 계획도 추가적으로 줄인다고 16일(현지 시간) 발표하며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성명을 내고 “악화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D램·낸드 웨이퍼 공급량을 2022년 회계연도 4분기(6월~8월) 대비 20% 줄인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전체 재고량을 대폭 개선하기 위해 D램 생산량을 축소하고 낸드 증산량 역시 기존 계획보다 훨씬 낮춰야 한다”며 내년 D램의 비트 공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낸드의 경우 한 자릿수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마이크론은 비트(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수요·공급 척도) 증가를 줄이기 위한 과감하고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업계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필요 시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마이크론은 9월에 회계연도 기준 2023년 지출을 30% 줄인다고 밝힌 데 이어 신규 설비·투자 지출을 추가적으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투자와 생산을 모두 줄이기로 한 이번 결정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약화와 재고 과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통신은 “마이크론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개인용 PC 및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대해 처음으로 경고한 주요 반도체 제조사였다”며 “팬데믹 특수발(發) 수요 급등에 대응하고, 장기화한 공급망 문제에 시달리던 반도체·전자 기업들이 곧 재고 과잉 사태를 맞닥뜨렸다”고 설명했다.
발표가 나온 뒤 마이크론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6.7% 하락 마감했다. 올해 들어 마이크론의 주가는 38.52% 폭락한 상태다. 반도체 업종 대표 주가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연초 대비 31% 넘게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낙관론도 제기된다.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매트 브라이슨 애널리스트는 “더 광범위한 기술 분야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요 침체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되는 광범위한 공급·투자 삭감은 메모리 업계가 바닥(저점)을 찍었음을 의미하는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메로트라 CEO 역시 “단기적인 과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도체 시장의 장기적인 수요 동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으며 결국 메모리 및 스토리지 부문의 수익 증가세가 나머지 반도체 업계의 성장률을 앞지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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