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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IPO 시장 침체에 스팩도 '찬바람'

10년來 첫 스팩 합병 무산 사례 나오고

수요예측 부진으로 스팩 상장 중단하기도

'짝'이 될 비상장사 찾기 점점 어려워지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매력도도 떨어져

/이미지투데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그나마 ‘선방’해왔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투자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 공모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아예 스팩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밸런스제13호스팩은 지난 17~18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 결과 7.98 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신밸런스제13호스팩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73.27 대 1의 경쟁률로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지난 15~1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NH스팩26호도 101.35 대 1로 가까스로 10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스팩 투자 심리는 이달 들어 급격히 꺾였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스팩의 공모 실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예를 들어 엔에이치스팩25호(438580)는 지난 10월 18~19일 수요예측에서 1132.95 대 1의 경쟁률로 흥행한 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139.8 대 1의 경쟁률로 무난한 실적을 거뒀다.

같은 달 공모를 추진한 삼성스팩7호(439250) 역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1150.94 대 1을 기록하고 일반 청약에서도 429.6 대 1의 경쟁률로 3조 원 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반 상장 대비 안정적인 IPO 수단으로 꼽히는 스팩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11월 들어 스팩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할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했다. 우선 이달 10일 미래에셋드림스팩1호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 철회를 단행했다. 스팩이 공모를 철회한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었다.



100억 원 안팎의 모집액을 내세우는 다른 스팩과 달리, 850억 원에 달하는 공모 규모로 인해 기관 물량을 채우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IPO 시황이 좋았던 지난해 5월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와 비슷한 규모로 공모를 진행했던 NH스팩19호가 수요예측에서 42.62 대 1의 경쟁률로 공모 금액을 800억 원에서 960억 원으로 늘린 것과 비교한다면, 증시 악화가 스팩 공모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온라인 가구 유통 업체 스튜디오삼익과 IBKS제13호스팩(351340) 간의 합병 안건이 부결된 것도 스팩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스팩 합병안이 주총에서 부결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약 10년 만이었다. ‘스팩 합병 상장은 웬만하면 성사된다’는 업계 통념이 깨진 것이다.

더구나 스튜디오삼익의 ‘기업가치 고평가’가 합병 부결의 명분으로 제기되면서, 올해 IPO에 나서는 기업들을 괴롭히던 ‘밸류에이션 논란’이 스팩 합병 상장 기업까지 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본시장 침체로 스팩이 애초에 증시 진입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여기에 더해 그간 당연한 일로 여겨졌던 ‘스팩과 비상장사 간 합병’까지 무산되는 일까지 나오자 시장에서도 “스팩의 투자 매력도도 높다곤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이다.

스팩 투자자가 고수익을 도모하려면 일단 스팩과 비상장사 사이의 합병이 성사돼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더구나 올해 스팩 신규 상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과 동일한 45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스팩이 ‘짝’이 될 비상장사를 찾기는 더 어려울 전망이다.

금리 상승세도 스팩 투자 매력을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이내에 합병할 비상장사를 찾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상장 폐지되는데, 이때 연 2% 수준의 이자율을 투자자에게 보장해줘 공모주 시장에선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에서도 연 5% 수준의 금리를 보장해주는 예금 상품이 늘고 있어, 스팩의 이자율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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