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주도할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

양향자 국회의원(무소속)

양향자 국회의원




과학은 인류의 업이고 기술은 국가의 업이다. 과학은 국경이 없지만 기술은 국경이 있다. 김충기 KAIST 명예교수님의 말씀이다. 기술 패권 경쟁은 국가 간 경쟁이다. 기술 패권 경쟁의 승자는 전 세계의 산업 생태계와 경제 질서를 결정하고 패자는 승자의 기술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술력이 안보이자 외교이자 민생인 시대다. 오늘날 기술력의 파라미터는 반도체다. 반도체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유다.

반도체특별위원회 시즌 1은 이런 시급성과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 가지 성과를 냈다.

첫째, 새로운 협치의 모델을 제시했다. 반도체특위의 키워드는 ‘초월’이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의원이 맡는 파격이 시작이었다. 자문위원은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초당적으로 구성됐다. K칩스법 역시 여야 국회의원의 의견을 모아 공동으로 발의했다.

둘째, 여야정산학의 지혜를 모은 K칩스법을 입안했다. 법안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산업·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완성했다.

셋째, 반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반도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 보니 지원 사업이 중복되고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반도체 예산도 부처가 예산 실링(ceiling)을 맞추는 데 급급해 번번이 밀렸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미반영된 반도체 예산만 약 7500억 원에 달했다.

특위는 각 부처 장관들에게 반도체 컨트롤타워 구축과 부처별 사업 중첩 해결을 요구했다. 또 대통령께 직접 건의해 반도체 인프라 지원 예산 1000억 원 등 주요 예산을 되살려낼 수 있었다.



다음 달 반도체특위 시즌 2를 시작한다. 세 가지 과제 해결이 목표다.

먼저 ‘K칩스법’ 통과다. 법안이 발의된 지 4개월이 넘도록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이다. 우리가 놓친 삼성전자 120조 원, SK하이닉스 29조 원의 미국 투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역 반도체특화단지의 경쟁력 강화 역시 중요한 목표다. 정부는 다음 달 국가첨단산업특화단지 공모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지정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유치전이 뜨겁다. 사실 경쟁자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의 지자체다. 지역의 입지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최고의 산업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규제 개선과 국제 반도체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 발전의 장애물이 되는 각종 규제를 보완하고 인력 양성 등 추가적으로 필요한 입법·예산을 지원할 것이다.

하나같이 무겁고 어려운 과제다. 정쟁에 휘둘리기도 쉽다. 국회 상설 반도체특위 설치가 간절하다. 주도할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 시대가 우리의 각오를 묻는다. 이제 우리 정치권이 응답할 차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