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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佛에 알리고픈 韓작품 너무 많아"

■한·프랑스어 번역가 레르미트 쥬디트

한국어·문학 매력빠져 번역의 길

현실적 어둠 가감없이 보여주는

황석영 '바리데기' 등 손에 꼽아

"웹툰 등 많은 작품 소개할 것"

레르미트 주디트 번역가가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레르미트 주디트 번역가가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국어 통번역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드라마뿐 아니라 소설·웹툰 등도 많이 번역되지요. 한국 작품 번역 시장에 물이 들어온 거나 마찬가지니 이럴 때 노를 저어야죠.”

25일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학생이자 한국인과 결혼한 ‘프랑스댁’ 레르미트 주디트(사진) 씨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 소개하고 싶은 한국 작품들이 너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디트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한국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번역가의 길을 택했다. 그는 “선배가 처음에는 대만 드라마, 일본 드라마를 보여줬고 이후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언어가 너무 신기했고 한글이 매우 과학적인 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배울수록 어렵고 번역하기도 까다롭지만 그만큼 매력도 있어 언어도 문화도 열심히 배워 한국 작품들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문학에 빠지게 된 이유로 진짜 현실이 담겼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한국문학과 관련해 한국의 진짜 현실을 묘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 작품 중 처음으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황석영의 ‘바리데기’ 등을 좋아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K드라마에 한국인이 바라는 판타지가 담겨 있다면 소설에는 진짜 현실, 어두운 현실이 있다”며 “진짜 한국을 알려면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문학을 ‘어두움의 문학’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한국과 한국 역사, 북한을 접하게 된 것도 프랑스에서 번역돼 출간된 황석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다. 주디트 씨는 “남한과 북한의 모습이 너무 다른 것이 인상적이고 ‘바리데기’의 여자 주인공이 북한을 떠나려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다”며 “여주인공이 영국에서 불법체류 등으로 고난을 겪는 모습 등이 너무나 슬프고 아프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K팝과 K드라마로 접한 한국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라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유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 ‘달까지 가자’ 등도 한국의 리얼리티를 표현해낸 작품으로 꼽았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판교 스타트업 회사원의 일상을, ‘달까지 가자’는 코인으로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여성 직장동료 3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K직장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직장인 문화는 독특하고 ‘코인 투자 광풍’ 역시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셈이다.

레르미트 주디트 번역가가 00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그는 한국 문학작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 담긴 작품으로 한용운의 ‘님의 손길’, 류시화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꼽았다. 그는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 ‘님의 손길’ 등은 낭만적인 문장이 많아 너무 좋아 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공부했다”며 “류시화 작가의 문장도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주디트 씨는 최근 프랑스에서 한국 웹툰이 인기를 얻고 있어 작품 몇 개를 번역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는 만화는 있지만 웹툰은 거의 없다”며 “최근에는 ‘나눠 먹는 로맨스’ ‘너란 남자’ 등을 프랑스어로 번역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눈물 상자(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프랑스에 꼭 알리고 싶은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매우 독특한 작품으로 한국적이라기보다는 매우 이상하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 프랑스에서도 매우 유명하다”며 “‘울어도 약한 게 아니라 사람이라서 그렇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한강의 또 다른 작품인 ‘눈물 상자’를 꼭 번역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문화 중 하나로 한복과 한식을 꼽기도 했다. 그는 “한복을 너무 좋아해 전통 한복은 두 벌, 개량한복은 세 벌을 맞춰 경복궁 같은 데 놀러 갈 때 입는다”며 “닭갈비도 너무 좋아하는데 나중에 먹는 볶음밥의 깻잎은 정말 한국의 맛이라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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