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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면 잠만 잡니다"…대학별 고사로 교실 '텅텅'

수능 끝난 고3 교실 '개점휴학'

수업일수 채워야 하는 학교들 곤혹

등교 학생들도 자거나 스마트폰

진로지도 프로그램 효과도 '한계'

교사가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도 많고 나와봤자 대부분 자거나 휴대폰만 하죠. 어쨌든 수업 일수는 채워야 해서 교사나 학생이나 서로 고역입니다.” (서울 지역 고3 담임 A 씨)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고3 교실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가정학습이나 논술·면접 등 수시 대학별 고사 준비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교실이 텅텅 비어 있는가 하면 학교에 나온 학생들도 대부분 엎드려 자거나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학교는 학사 일정에 따라 남은 수업일수를 채워야만 해 곤혹스럽기만 하다. 교육 당국도 진로 탐색이나 금융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3 학생 상당수는 17일 수능 종료 이후 수시 전형 대학별 고사를 치르거나 정시 전형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학교는 기말고사가 남아 있지만 대부분 수능 전인 10월께 기말고사를 치러 굵직한 학사 일정은 사실상 종료됐다.

이처럼 고3 학생들은 더 이상 학교에 남아 할 일이 없는 상황이지만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서는 매일 등교를 해야 한다. 수능 직후 쓰지 않고 모아뒀던 ‘가정학습’을 신청해 방학 때까지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도 다수다. 심한 경우 가정학습을 신청한 학생과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학생이 너무 많아 한 반에 출석한 학생이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도 남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애매해 사실상 학교는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매년 수능 이후 이 같은 풍경이 되풀이되면서 교육 당국도 늘 비슷한 대책을 내놓고는 있다. 올해 역시 교육부는 ‘수능 이후 학사 운영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계획에 따르면 각 학교는 금융·근로 교육과 진로 체험 활동, 대학 탐방 등 온·오프라인 학사 운영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디지털 활용 역량 함양을 지원하기 위해 겨울방학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교육 캠프 프로그램도 무료 운영된다.

하지만 교사나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학교 입장에서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제공하기에는 지원되는 운영비와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오랜 시간 입시 준비로 지쳐 있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고3 교사는 “지원금을 학생별로 나누면 많은 금액이 아니다”라며 “무언가 하려 해도 이미 학교 생활에 관심이 떠난 아이들을 억지로 끌어내기도 어려운 노릇”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고3 학생들이 향후 진로와 관련해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질을 개선하고 지원 비용 역시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근본적으로 대입 일정과 고교 학사 운영을 조정해 공백기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남의 한 진학부장 교사는 “근본적으로 공백기 자체를 줄이도록 대입·학사 일정을 조정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진로 프로그램 등의 질을 개선하고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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