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15일까지 수시 합격자를 발표하는 가운데 미등록으로 정시 이월되는 모집 인원에 관심이 쏠린다. 이월 인원에 따라 정시 최종 인원이 바뀌면서 경쟁률과 합격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월 인원이 크게 줄었던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적은 이월 인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 업계는 지원 학과의 수시 이월 규모를 고려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15일까지 수시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 발표 이후 주목해야 할 것은 미등록 인원이 얼마나 발생하느냐 여부다. 수험생들이 중복 합격하거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결원이 발생한다. 27일까지 진행되는 미등록 충원에서도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해당 인원은 정시로 이월된다. 이를 반영한 최종 인원은 28일께 발표되고 이튿날부터 정시 모집이 시작된다.
수시 이월 인원은 정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정시 최종 모집 인원이 증가하면서 경쟁률이나 합격선이 바뀔 수 있어서다. 특히 주요 대학이나 의·약학 계열 등에서 중복 합격자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상위권에서 이월 규모 파악은 필수 요소다.
수시 모집 인원이 이월되면서 정시 모집 인원이 많게는 3배까지 증가하기도 한다. 종로학원이 지난해 서울 주요 10개 대학 학과별 이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인문 계열에서는 연세대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의 정시 최초 인원이 11명이었는데 수시에서 23명이 이월되면서 최종 정시 모집에서 34명을 뽑았다. 자연 계열에서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정시 최초 인원 10명에 수시 이월 인원 12명을 더해 최종 22명을 뽑았다.
입시 업계는 올해 수시 이월 규모가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서울권 대학의 수시 이월 규모는 △2020학년도 2909명 △2021학년도 3088명 △2022학년도 1800명이었다. 지난해 이월 인원이 급감한 이유는 수시 모집 인원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권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를 확대하면서 2021학년도 5만 1542명이었던 수시 모집 인원이 지난해 4만 7556명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4만 6287명으로 더 줄어 지난해보다 이월 규모가 적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올해 수능에서 영어 2~3등급 비율이 줄었는데 대학별로 수능 최저 기준이 유지·강화된 경우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치러진 대학별 논술고사에서 수능 최저를 유지한 경희대·서강대·숙명여대 등은 응시율이 떨어지고 기준을 완화한 성균관대·중앙대 등은 응시율이 올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월 인원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는 수시 모집 인원이 전년 대비 줄면서 이월 인원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시 추가 합격자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시 예비 번호를 받았다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월 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별 수능 최저 기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원하려는 대학별 고사 수능 최저 기준 변화 여부를 주목하며 정시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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