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를 위해 태광그룹 계열사로부터 28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가운데 흥국생명 측은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이 전환우선주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흥국생명은 다음 주 안으로 태광산업 외 태광그룹 다른 계열사들을 신주 배정자로 지정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형준(사진) 흥국생명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재무건전성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의 총자산이 31조 원인 만큼 유동성 문제가 아니며 콜옵션 행사로 자본 규모가 줄어들면 재무건전성 비율이 나빠지는 만큼 적정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6월 말 기준 157.84%였으나 지난달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150% 밑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전환우선주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흥국생명은 다른 태광그룹의 계열사를 신주 배정자로 지정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전날 공시를 통해 “이번 발행 예정인 전환우선주의 경우 제3자 배정 대상자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제3자 배정 대상자별 선정 경위, 거래 내역, 배정 내역 등은 확정된 후 즉시 정정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 역시 “어떤 계열사들이 얼마나 참여할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29일을 자금 확보 기간으로 설정한 것은 RBC비율을 여유 있게 맞추기 위한 것일 뿐 늦어도 다음 주 중반에는 정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대표는 “태광산업은 잠재 인수 후보로 검토를 했을 뿐이고 환매조건부채권(RP) 상환을 위한 증자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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