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나라 살림 적자 규모가 3년째 연 100조 원 안팎으로 불어나면서 정부 재정 건전성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6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한 해 나라의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빼 계산하는 지표로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준다.
적자 규모가 10월까지 90조 원에 육박한 데다 최근 3년(2019~2021년)간 12월에 적자가 10조 원 안팎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0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고 10월 적자 규모를 공개하면서 “연말까지 계획 범위 안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는 2008년 이후 올해까지 1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9년 54조 4000억 원이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12조 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100조 원을 넘길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년째 연 100조 원 안팎이 된다. 또 올해는 1990년 지표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역시 2019년 2.8%에서 2020년 5.8%로 뛰어올랐고 지난해에는 4.4%로 개선됐으나 올해 5.1%로 다시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 살림 적자가 크게 불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응 등을 이유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었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와 국회는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607조 7000억 원 규모의 본예산에 이어 1월 14조 원 규모의 1차 추경, 5월 62조 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편성하며 지출을 늘렸다.
다만 정부는 건전재정으로의 기조 전환을 천명하고 내년부터 나라 살림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0%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0% 이내로 조이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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