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주가 파랗게 질렸다. 테슬라를 비롯해 전기차의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대주주 양도세 회피용 매도 물량도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 거래일 대비 1만 6000원(3.39%) 하락한 45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케미칼(003670)(-5.56%)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4.15%), 에코프로비엠(247540)(-4.15%), LG화학(051910)(-2.56%), 삼성SDI(-2.35%) 등 2차전지 관련주 역시 급락했다. 테슬라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명신산업(009900)(-4.72%)도 하락했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는 전방 수요 부진 가능성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전기차 수요 부진 가능성으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테슬라는 특정 전기차 모델의 할인 폭을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수요 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21일부터 31일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 신차를 인도하는 고객들에게 7500달러(약 962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연말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할인 혜택은 테슬라가 이달 초 발표한 3750달러의 할인에서 두 배로 증가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도 할인에 돌입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부진 전망에 테슬라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8.88% 하락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수요 우려가 투자심리를 망가뜨린 상황으로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양도세 회피용 물량이 나오며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전날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 상향이 부결되면서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물량이 나온다는 분석이다. 여야는 대주주 양도세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정부안을 두고 논의했지만 현행대로 유지된다. 개인투자자는 한 종목을 10억 원 이상(직계 보유분 합산 기준)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주식 양도 차익의 20%(3억 원 이상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연말에 주식을 팔고 연초에 다시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까지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세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포스코케미칼·코스모신소재 등 60개 종목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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