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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황에도 웨이퍼 10% 증산…삼성전자 '초격차' 승부수

평택 'D램·파운드리' 라인 신설

EUV 장비 10대 이상 도입 예정

낸드플래시 설비도 고도화 전망

감산 발표 경쟁사와 상반된 행보

악재 딛고 시장장악력 강화 모색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공장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에 필요한 웨이퍼 생산 능력을 10% 안팎까지 더 늘리기로 했다. 이는 일찌감치 긴축 투자를 선언한 TSMC·인텔·마이크론테크놀로지·SK하이닉스(000660) 등 라이벌 회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기술 경쟁력과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워 불황기 시장 지배력을 ‘초격차’로 높이고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되는 반도체 반등기를 선제 대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3공장(P3)에 내년 하반기까지 12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 10만 장 규모의 D램·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을 신설한다. 평택 P3는 올 7월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이다.

D램의 경우 12인치 웨이퍼를 매달 2만 장가량 생산할 수 있는 현 라인에 7만 장 상당을 만들 수 있는 신규 설비를 또 추가한다. 7만 장은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전체 D램 웨이퍼 월 생산량 66만 5000장의 10.5% 수준이다. 이 라인에서는 삼성이 최근 발표한 첨단 12㎚(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D램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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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 파운드리용 웨이퍼 생산능력도 내년에는 3만 장 더 늘린다. 4㎚급 신규 라인이다. 미세 파운드리 공정이 메모리반도체보다 더 많은 설비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적잖은 규모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만 장은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전체 파운드리 웨이퍼 월간 생산 규모 47만 6000장의 6.8%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평택 외에 경기 기흥·화성에도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웨이퍼 증산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내년 설비투자 확대 계획은 웨이퍼 증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첨단 D램·파운드리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10대 이상을 새로 들이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EUV 장비 수는 40대가량으로 알려졌다.

평택 1공장(P1) 낸드플래시 설비도 고도화한다. 1공장 낸드 라인은 3만 장 정도의 V8(238단) 낸드 양산 라인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하반기 외관 공사가 완료되는 평택 4공장(P4) 1단계 투자 대상도 신규 낸드 라인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월간 낸드 웨이퍼 생산량은 64만 5000장 수준이다. 반도체 투자액만큼은 모든 분야에 걸쳐 예년 수준보다 후퇴하지 않기로 정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공격 투자는 글로벌 소비 위축에 움츠린 경쟁사들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실제로 미국 마이크론은 21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회를 통해 내년 설비 투자액을 올해(120억 달러)보다 37.5% 적은 75억 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비용을 줄이기로 했고 SK하이닉스도 내년 설비투자 예산을 올해보다 50% 이상 감축한다고 10월 알렸다. 파운드리 업계 최강자인 대만 TSMC도 올해 설비투자액을 기존 계획보다 10% 감축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경기에도 이들 회사와 다른 전략을 고수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장 반등을 겨냥한 선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 경계현 사장 주재로 열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감산이나 설비투자 축소를 논의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과감한 투자에 경쟁사들이 당분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0년대 두 차례에 걸친 D램 시장 불황기에도 독일·일본 업체들을 차례로 따돌리고 업계 최강자 지위를 더 공고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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