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당국의 경제정책 초점이 내수 경기 부양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올해 통화 완화를 시사하며 내수 지원 방침을 밝힌 가운데 헝다 사태로 치명타를 입은 중국 부동산 기업 ‘수낙차이나’가 160억 위안(약 295조 원) 규모의 채무 만기 연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 당국의 이른바 ‘대마불사(도산 시 연쇄적인 경제 피해가 너무 심각해 정부 개입이 필요한 수준의 기업·금융기관)’ 지원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성명에서 “여러 통화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며 소비 회복과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 부동산 분야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몇 개월간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중국의 통화부양책은 지난해만큼 강하고 내수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당국 소식통의 전망도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참석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 확대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필요한 재정지출 규모를 유지하되 부동산발(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장 내 자금 조달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유동성도 확보하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가 조만간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인하를 마지막으로 1년·5년 만기 LPR을 각각 3.65%, 4.30%로 동결해왔다.
침체된 부동산 부문에 대한 당국의 유동성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수낙차이나가 최근 채권자들과 9개 역내 채권 및 자산유동화증권의 만기 연장 계약을 체결해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금융안정발전위원회(FSDC)가 유동성 위기를 맞은 일부 우수한 부동산 개발 업체를 가려내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국의 대마불사 방침에 따라 수낙차이나와 헝다그룹 등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