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월부터 재택근무제를 폐지하고 사무실 출근제로 되돌아간다.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에 맞춰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지 3년 만이다. 카카오 본사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까지 그룹 안에서 근무제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 비대면 근무 방식을 도입했던 정보기술(IT) 업계는 코로나19 상황 종료에 맞춰 본격적인 근무 생산성 제고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엔터 노사는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사는 이달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근무 방식을 정하고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면 출근보다는 ‘주 4일 출근, 1일 재택’ 처럼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방식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카카오 그룹에서 이같은 근무제 전환을 확정한 주요 법인은 본사(3월 시행), 카카오게임즈(실내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시 시행)에 이어 카카오엔터가 세 번째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노사 간 관련 논의가 이뤄지는 중으로, 역시 재택근무를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계열사)별로 산업 특성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본사 지침(재택근무 폐지)을 반드시 따라갈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당초 재택근무를 하는 이유였던 코로나19 상황이 풀리고 있는 만큼 (회사들이 재택근무보다) 효율적인 근무와 소통 방식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도 “여러 계열사가 사무실 출근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특히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은 만큼 올해 채용 축소, 인건비 조절에 이어 출근제 도입을 통해 근무 생산성을 개선하려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은 1조 858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8%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503억 원으로 역성장했다.
그동안 무제한 재택근무제를 시행해 온 SK텔레콤(SKT)도 근무제 전환을 예고했다. SKT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엔데믹에 맞춰 재택근무 가능 일수를 주 1회로 제한하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WFA)’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임직원은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되 업무 특성에 맞춰 거점 오피스 ‘스피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SKT 관계자는 “구성원 간 소통과 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근무제 전환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계도 비슷한 이유로 사무실 출근제를 부활시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